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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아니라는데…유동규가 '이재명의 장비'라 불리는 이유 다섯 가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연루된 법조계·정치계 인사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개발 진행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파장의 한가운데 서 있는 인물 중 하나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설계자로 꼽히는 유동근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 지사가 측근이라는 주장이 계속해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줄곧 부인하는데도 '유동규는 이재명의 장비'라는 비유가 계속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 '이재명-유동규 측근설'의 근거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봤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18년 유동규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경기관광공사




①자격 요건 미흡한데…5일만에 초고속 임용

9일 성남시의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가전제품 유통업체에 입사해 영업 근무를 했다. 이후엔 IT·통신 관련 사업을 하다가 건축사 사무소에서 3년간 일했다고 시의회에 보고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아파트 리모델링 연합회 등에 몸담으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지사가 2010년 6월 시장에 당선된 후에는 성남시인수위원회에서 도시건설분과 간사로 활동했다.

건축·개발 관련 경력이 약 6년에 불과한 유 전 본부장은 시장 당선 4개월 후인 10월 15일 성남시시설관리공단(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이하 공단)의 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공단이 채용 관련 서류를 마감(10월 8일)하고 면접을 거쳐 발령 공고(10월 12일)를 내기까지는 단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시 김재노 시의원은 "초고속으로 (채용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가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도 논란거리였다. 공단 임원이 되기 위해선 공무원 5급 혹은 공단에서 3급으로 5년 이상 근무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임명권자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자’로 분류되며 임용됐다. 이에 시의원들은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종전에 하던 일과 앞으로 맡아서 해야 될 업무 간 연계성이 있다고 보느냐"(이재호 의원) "시설관리공단은 방대한 분야를 다루는데 전문 분야가 맞지 않는 것 같다"(황영승 의원)라며 꼬집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②'독불장군 인사'로 감사원 감사 두 차례…"이재명, 왜 방치하냐"

파격적인 절차를 거쳐 임명된 후에도 유 전 본부장은 여러 잡음을 일으켰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인사 문제였다. 유 전 본부장은 2011년에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한 지역 언론이 같은 해 1월 자신의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 대해 보도하자 '자료 유출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회계 담당 직원 5명을 직위해제했기 때문이다. 2013년엔 집시법 위반 혐의로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직원을 승진시켰다가 또 한 차례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두 번의 감사 모두 감사원은 유 전 본부장의 인사가 부적절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유 전 본부장은 임용 이후부터 약 2년간 조직 운영 방식에 반기를 들던 직원 12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당시 해고자 중 한 명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이 3개월간 20차례 인사를 해 안정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웠다고 한다. 해고됐던 이들은 지방노동위원회 심사를 통해 전원 복직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시 차원에서 뚜렷한 제지를 하지 않자 유근준 시의원은 본회의에서 "이재명 시장은 어째서 이처럼 오점이 드러난 본부장을 방치하고 계시냐"며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 성남시장)가 2010년 12월 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을 위해 성남지원으로 향하고 있다./성남=연합뉴스


③임용되자마자 팀장 대동해 '법정 응원'…"그러라고 발령냈냐"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가 2010년 11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참석했을 때 '법정 응원'을 나가 시의회와 지역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시의원들은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시장 쫓아다니면서 90도 절하면서 팀장들 전부 동원해서 거기서 인사하라고 (이 시장이) 발령낸 것이냐"(강한구 의원) "시장이 재판하는데 팀장들을 대동해서 근무시간에 나간다는 것은 상식과 맞지 않다"(박창순 의원)고 꼬집었다. 유 전 본부장은 "사려 깊지 못했던 부분을 인정한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④재선 돕기 위해 떠났다가 다시 복귀해 대장동 사업 지휘

공단이 2014년 1월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로 출범한 후에도 기획본부장을 맡은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자 잠시 공사를 떠났다. 이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자 다시 기획본부장으로 복귀했고 이듬해에는 공사 사장 직무대행에 올랐다. 그가 전략사업팀을 신설해 정민용 변호사 등을 채용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한 것도 이 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도보투쟁을 하고 있다./권욱 기자


⑤한 편의 인생역전…도지사 당선 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유 전 본부장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는 이재명 캠프에 참여했다. 이 지사가 당선된 뒤 같은 해 10월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조차 반발했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같은 해 10월 "공공기관장 임명이 측근 인사·보은 인사·낙하산 인사라고 얼룩진 여론의 평가에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약 2년 2개월간 공사 사장으로 근무한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말 임기를 9개월 남기고 사퇴했다.

한편 이 지사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측근이라는 주장에는 줄곧 선을 긋고 있다. 지난 6일 '열린민주당TV'에 출연해 "(유 전 본부장이) 영화투자를 할 테니 380억원을 출연해 달라고 해서 못하게 했다"며 "우리 선거를 도와주는 것도 아닌데 측근이라 할 수 있냐"고 말했다. 이어 "측근이냐 아니냐를 떠나 저와 가까이 있었던 게 분명한 이 친구(유 전 본부장)도 폭탄 하나 던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폭탄'의 위력은 앞으로의 검찰 수사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 지사가 연루된 정황이 없다면 대장동 특혜 의혹은 유 전 본부장의 사익 추구로 벌어진 비극이라는 데 힘이 실리겠지만, 그 반대라면 사안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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