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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시장의 새로운 도전자

차량용 블랙박스를 만들어 일본에 전량 수출하는 마루테크의 이경철 이사가 회사를 박차고 나와 홀로서기에 나섰다. 마루소프트를 창업하고 국내 블랙박스 시장에 뛰어든 그의 사업전략을 들어봤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이경철(42) 마루소프트 사장은 차량용 블랙박스 업계의 선구자다. 국내에서 블랙박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이전이던 2005년 일찌감치 이 업계에 뛰어들었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현 마루테크의 대표이사인 정찬욱 사장과 함께 일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정 사장은 일본에 있는 지인을 통해 블랙박스 제작 OEM을 맡게 되었다. 이전까지 무역회사에 근무하던 이경철 사장도 마케팅 이사로 사업에 동참했다. 마루테크가 생산한 제품은 주로 일본 택시나 소방차 같은 곳에 대량으로 납품됐다.

한국에서도 블랙박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년 100%이상 성장해 지난해 기준 시장규모가 2,500억 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경철 사장 역시 지난해 초부터 국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시장 상황을 타진했다. 이 사장은 말한다. "현재 블랙박스 업체가 국내에만 1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주문자 생산을 하는 경우가 80% 정도라고 해요. 디자인에서 금형까지 모두 하는 곳은 20곳가량이죠." 이 사장은 일단 기술력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 "국내 제품은 기술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오작동을 하거나 고장이 나는 경우가 빈번했죠. 녹화방식이나 화질도 별로였고요. 국내 제품의 기술이 좋아진건 사실상 지난해부터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가진 기술력이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죠."

자신이 생긴 이 사장은 마루테크를 퇴사하고 나와 6월 마루소프트라는 회사를 따로 차렸다. 직원은 총 7명. 이 사장과 정찬욱 마케팅 이사, 기술진 3명, 마케팅 담당 2명. 단출한 인원이었지만 마루테크에서 실력이 검증된 인재들이었다. 이 사장은 우선 제품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썼다. "외부 디자인업체에 의뢰해 기존의 블랙박스와 차별화되고 고급스러운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디자인에만 총 3개월이 걸렸다. 그 결과 나온 제품이 바로 '보다보다 MR-1000'이다. 블랙박스라기보단 디지털카메라에 가까운 외양을 갖추고 있었다. 뒷면에는 터치형 LCD가 장착됐다. "LCD 크기도 세심한 신경을 써서 결정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3.5인치 제품은 너무 큽니다. 요새 수입차나 고급차는 전면창이 작아지는 추세여서 3.5인치가 부담스럽죠. 반면 2.4인치 제품은 잘 보이지도 않고 터치하기도 불편합니다. '보다보다'는 기능적 측면과 인테리어 측면을 모두 고려해 가장 적합한 2.8인치로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에만 총 3개월이 걸렸다. 블랙박스라기보단 디지털카메라에 가까운 외양을 갖추고 있다. 뒷면에는 터치형 LCD가 장착됐다.


이 사장은 차별적인 기능도 강조했다. '보다보다'는 전방과 후방 2채널로 녹화된다. 전방에는 200만 화소 HD급, 후방에는 VGA급 슈퍼캡 기능이 들어가 있다. 차량이 충돌하면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동이 꺼지고 전원이 완전 차단되는데, 이때 '보다보다'는 최대 20초간 자체 배터리로 작동할 수 있다. 자체 배터리도 국산을 사용해 수명을 늘렸다. 또 차량 배터리 전압이 낮아지면 블랙박스 전원이 차단돼 배터리 방전을 방지한다. 뷰어 프로그램에도 줌 기능이 들어가 있다. 이 사장은 말한다. "시중에 나온 블랙박스 제품 중에는 5m 앞의 차량 번호판도 식별이 되지 않는 제품이 상당수 있습니다. '보다보다'는 해상도가 선명하고 뷰어 프로그램이 뛰어나 블랙박스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제품을 완성하고 시장에 선보였을 때 첫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정찬욱 마루소프트 마케팅 이사는 말한다. "수입차나 고급차를 주로 취급하는 곳에 '보다보다'를 보여줬는데 순조롭게 납품 계약을 맺을 수 있었어요. 광주 지역 택시에도 4,2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다음주부터 차량에 장착할 예정이에요."

이 사장은 제품을 총판에 맡기지 않고 본사 직영체제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이럴 경우 "회사 측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만족할 만한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판매를 좀 더 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두었다. AS 역시 수리가 아닌 교체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현재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마루소프트는 해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2월 중 카자흐스탄에 지사를 세우고 러시아 시장 공략에 들어간다. 이 사장은 과거 무역회사에 재직할 당시 국산 디지털카메라를 러시아에 수출한 경력이 있다. 당시 쌓아둔 인맥과 경험을 십분 활용해 차근차근 거래처를 넓혀가겠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올 연말쯤에 출시하기 위해 후속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후속 모델에는 통신기능이 더해진다. 통신망을 통해 녹화장면을 스마트폰에 전송하거나 외부 서버에 저장하는 기능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 기능이 완성되면, 차량사고로 블랙박스 메모리가 손상되더라도 사고 장면을 보존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장은 말한다. "보다보다는 우리말로 '보다'라는 의미지만, 아프리카 한 부족에선 '택시'라는 뜻으로 쓰인답니다. 우리는 우리 제품이 아프리카 넓은 초원을 내달리는 택시에까지 장착될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갈 작정입니다."


보다보다 MR-1000 제품 스펙
· 크기(mm): 93*57*34
· 채널: 2채널 (전방/후방)
· 렌즈화각: 전후방 대각 120도
· 조도: 0.5LUX 이상
· Security LED: 고휘도 Blue LED
· LCD: 2.8’ (320*240) 터치
· 화소: 전방 200만 화소, 후방 30만 화소
· 해상도: 전방 1,280*720 (HD), 후방 640*480 (VGA)
· 영상포맷: MPEG4 (H.264)
· 프레임: 1CH시 최대 30fps, 2CH시 전방 최대 20fps 후방 최대 10fps
· 메모리: 마이크로SD (8~32GB)
· 음성녹음: 고감도 MIC내장
· 음성출력: 스피커
· GPS: 외장형
· G센서: 3차원 가속도 센서
· 녹화모드: 상시/이벤트 및 강제녹화/주차모드녹화/모션녹화
· 일반녹화: 2분 단위 녹화
· 충격녹화: 충격 전 10초~충격 후 최대 2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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