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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거인' 이야기

벤치마크 캐피털 Benchmark Capital의 빌 걸리 Bill Gurley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일부 사업가들에게 현명한 조언을 제공해왔다.

by Jessi Hempel


실리콘밸리의 가장 똑똑한 사업가들은 조언을 구하고자 할 때, 주로 벤치마크의 파트너 빌 걸리를 찾는다. 일례로, 걸리는 얼마 전 신생기업 우버 Uber의 CEO 트래비스 칼라닉 Tra-vis Kalanick에게 급성장하는 회사의 리무진 부문 서비스 가격을 낮추라고 조언했다. 칼라닉은 "걸리는 우리가 가격을 낮춰 경쟁사에 더 인하할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걸리(46)는 우버를 포함한 11개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고, 1994년부터 어보브 더 크라우드 Above the Crowd라는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의 이름은 210cm에 달하는 그의 신장을 빗댄 농담이기도 하지만, 분석적이고 꼼꼼한 그의 시각을 가리키기도 한다. 벤치마크의 공동창업주 앤디 래치레프 Andy Rachleff는 "걸리가 극소수만이 보유하는 지적인 객관성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가졌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말했다.

걸리는 공학도 출신의 금융맨이다. 텍사스 출신의 그는 플로리다 대학에서 1980년대 말 컴퓨터 엔지니어링 학위를 받았다(게이터스 Gators라는 대학 농구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웹 1.0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인터넷 은행가 프랭크 콰트론 Frank Quattrone이 모건 스탠리를 떠나 도이치 은행으로 옮길 때 걸리를 발탁했다. 걸리는 당시 IT업계의 큰 이슈였던 아마존 기업공개를 담당한 수석 애널리스트였다. 하지만 그는 벤처 캐피털업계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는 1998년 빌 게이츠의 추천을 받아 허머 윈블래드 Hummer Winblad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콰트론이 다시 한번 그를 벤치마크 설립자들에게 소개했고, 걸리는 1999년 이 회사에 합류했다.

벤처 캐피털업계에서 벤치마크는 '이단아'에 가까운 존재다. 설립자들의 이름을 따서 층층시하 구조를 형성하는 다른 투자사와 달리, 벤치마크는 간소한 운영체계를 유지하며 6명의 전임 파트너들이 똑같이 수익을 나누고 있다. 물론 요즘 유행하는 방식은 아니다. 서비스 및 마케팅 팀으로 구성하는 앤드리슨 호로위츠 Andreessen Horowitz의 모델도 따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걸리는 지난 2년간 20개의 '결과(exit)'를 창출했다. 6개의 회사를 상장시켰고 14개의 회사를 인수합병했다.

현재 걸리는 세대교체의 한 가운데에서 신·구 사이의 가교 노릇을 하고 있다. 벤치마크의 창업자들 중에는 브루스 던레비 Bruce Dunlevie와 밥 케이글 Bob Kagle처럼 이베이의 잠재력을 초기에 알아본 선구자도 있다('이베이의 재기!' 기사를 참조하라). 또 최근에는 트위터의 이사 피터 펜턴 Peter Fenton과 맷 콜러 Matt Cohler처럼 인스타그램 Instagram에 대한 투자를 이끈 인물도 합류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6월 인스타그램 인수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걸리는 젊은 파트너들을 발탁하고 이들에게 조언을 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는 지난해 가을 뉴욕으로 날아가 전 더블클릭 DoubleClick CEO 데이비드 로젠블랫 David Rosenblatt, 콜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콜러가 최근 투자한 소매업체 퍼스트딥스 1stdibs에 대해 논의했다. 콜러는 "빌이 회사에 대한 전체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해 식사 중 설명했다"고 말했다. 걸리에겐 '식은 죽 먹기(a no-brainer)'나 다름없다. 그는 "훌륭한 팀은 항상 서로를 발전시킨다"고 주장한다. 걸리의 이런 생각 덕분에 실리콘밸리의 베테랑들이 그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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