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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4가지 조언] 조지 타나시예비치 마리나 베이 샌즈 사장

“MICE 복합리조트 활성화 통해 한국 관광산업 발전 꾀해야”

한국 관광산업의 과제는 랜드마크를 통한 지역 관광활성화와 산업간 융합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MICE산업 활성화를 꼽는다. 세계 각국이 부러워하는 MICE산업 활성화의 대표적 사례인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의 조지 타나시예비치 사장을 만나 한국 관광산업의 돌파구를 찾아 봤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한평화 포토그래퍼 studiomuse.kr

“MICE는 세계 각 정부의 빅 트렌드이다.”

국내 진출을 앞두고 방한한 조지 타나시예비치 마리나 베이 샌즈 사장은 “MICE산업은 국가간 정치, 경제협의체가 늘어나고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추세에 있는 만큼 전후방 효과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은 MICE 산업이 회의나 전시와 같은 대규모 공간뿐 아니라 관광, 숙박, 이벤트, 공연, 운송, 광고, 통신 등 다양한 산업과 연관되어 시너지 창출효과가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산업간 융합과 부가창출의 극대화를 통한 창조경제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 역시 MICE를 관광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집중육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MICE 산업의 외화 가득률은 90%로 자동차(71%), 휴대폰(52%), 반도체(43%) 등 주요 수출품과 비교해 훨씬 높다. 또 국제회의 참석자의 평균 지출비용이 2,488달러로 일반 관광객의 2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정부뿐 아니라 관련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은 2011년 기준 국제회의 개최 건수 세계 6위, 아시아 3위로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도시별로는 서울이 232건으로 세계 5위를 차지하며 MICE 시장에서 위상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인접한 싱가포르의 경우 같은 기간 919건의 국제회의를 유치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국제회의 개최국에 올라서며, 대표적인 MICE 산업국가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를 통해 GDP 1% 상승효과를 기대했지만 2012년 기준 싱가포르 GDP의 1.27%에 해당하는 경제적 창출효과를 일으켰다”는 타나시예비치 사장의 말처럼 싱가포르 정부는 마리나 베이 샌즈 개장 전년과 비교해 2010년에는 경제 성장률을 14.7%까지 끌어 올리는 성과를 맛봤다. 이는 매년 7%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던 2007년 당시 싱가포르 정부가 주도한 초대형 관광 산업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속적 성장의 발판 마련과 함께 동남아 비즈니스의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했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그 산물인 셈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MICE 프로젝트, 랜드마크 프로젝트, 카지노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러한 계획들이 종합돼 마리나 베이 샌즈가 들어설 수 있었다.

엄격한 도덕 국가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리콴유 전 총리 시절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카지노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정부는 결국 안전하고 완벽한 출입통제 시스템 마련을 조건으로 빗장을 열었다. 또한 그린레인 시스템 Green Lane System을 통해 신속하게 프로젝트의 완성을 도왔고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2년 6개월 만에 계획부터 건물 완공까지 모두 마무리됐다.

마리나 베이 샌즈가 창출해 낸 고용인원은 3만 7,000명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를 포함해 싱가포르에 개장한 2개의 복합리조트는 관광객 20% 증가와 함께 전체 관광 수입의 49%를 차지하며 싱가포르 관광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타나시예비치 사장은 “무엇보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한다. 창이공항을 통해 입국한 관광객 대부분이 마리나 베이 샌즈를 들러 쇼핑과 관광을 하기 때문이다. 파리에 가면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꼭 남기는 것처럼 싱가포르 관광객의 카메라에는 늘 마리나 베이 샌즈 전경이 담겨 있다.

타나시예비치 사장은 또 “4억 싱가포르 달러에 달하는 지출금액 중 94% 정도를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매 비율도 각 50% 정도로 동반 성장의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MICE산업이 여행, 교통, 숙박, 통신, 이벤트, 식음료 업체 등 수많은 기업들과 연계되어 있는 만큼 중소기업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크다는 설명이다.

타나시예비치 사장은 마리나 베이 샌즈와 같은 MICE산업의 성공 요인을 묻는 질문에 “복합리조트 IR(Integrated Resort)이다. IR이 MICE 산업의 핵심”이라고 힘주어 답했다. 그는 또 “넓은 회의실과 식당만 있다고 MICE산업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MICE는 시설뿐 아니라 전문인력과 다양한 산업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복합화, 집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ICE는 하드웨어에 걸맞은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뒷받침 돼야 그 파급력이 더해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타나시예비치 사장의 말처럼 MICE는 전시나 국제회의에 필요한 국제적 감각을 갖춘 기획 운영자 등 전문인력(PCO·Professional Convention Organizers,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er)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다.

또 각국의 비즈니스 투어리스트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정부 조직이나 기업 역시 부재한 상황이다. 여기에 복합리조트의 꽃이라 불리는 카지노 사업은 아직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MICE산업이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점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와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 활발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컨벤션, 경제, 도시 공학, 관광 산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MICE복합리조트 산업 발전 위원회가 바람직한 복합리조트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이에 필요한 제도적 방안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12월 MICE산업 육성 심포지엄을 열고 중장기적 발전방향과 민관 협력 체계를 논의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별도의 MICE 기획팀을 운영하며 MICE 산업 육성책을 마련하고 있다.

타나시예비치 사장은 “지금은 복합리조트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정보 제공 차원으로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한국의 문화, 역사, 철학 등을 반영해 한국형 마리나 베이 샌즈를 짓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지리적 접근성, 경제적 파급력 등을 고려해 이상적인 지역도 찾고 있다. 한국이 관광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선 MICE 복합리조트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MICE 산업 Meeting(기업회의), Incentive Tour(포상관광), Conference(국제회의) or Convention(컨벤션), Event(이벤트) or Exhibition(전시)을 포괄하는 산업을 말한다.
외화 가득률 수출 상품의 가격에서 수입 원자재 가격을 뺀 가격과 상품 수출가액의 비교치([(수출액-수입 원자재가격)/수출액]X100)로 외화 획득률이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어 외화 가득률이 82.5%라면 1,000원어치 수출했을 때 국내 몫은 825원이며 외국 몫은 175원이다.
그린레인 시스템 Green Lane System 국가적으로 추진되거나 중요한 기업 프로젝트에 신속하게 행정절차를 승인해 주는 싱가포르의 행정 시스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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