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설날과 추석 요리는 프라이팬이나 전자레인지, 오븐이 아닌 3D프린터로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공학부 호드 립슨 교수에 따르면 이미 3D프린터들은 전통적 조리 방식보다 더 지속가능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가정 맞춤형 음식들을 만 들어내기 시작했다.
“음식과 소프트웨어는 우리 삶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서로 동떨어져 있습니다. 향후 이 두 영역이 결합될 가 능성이 큽니다.” 립슨 교수에 따르면 오래지 않아 3D 프린터가 전자레인지처럼 현대 주방의 필수품이 될 것이다. 3D 프린터가 우리의 밥상을 변화시킬 6가지 방법을 예상해봤다.
홈메이드 애피타이저
로컬 푸드라도 최소한의 운송과정은 불가피하다. 식품디자이너 클로에 루처펠트가 개발한 ‘이디블 그로우(Edible Growth)’를 이용하면 집안에서 직접 애피타이저를 기를 수 있다. 3D프린터로 인쇄한 다공성 밀가루 공 속에 효모와 포자, 씨앗이 들어 있는데 부엌 선반에 3~5일만 놓아두면 마치 토피어리처럼 버섯과 새싹이 자라나 통째로 먹을 수 있는 맛난 애피타이저가 된다. chloerutzerveld.com
맞춤형 매시 포테이토
비영리기구 TNO의 3D프린팅 식품 전문가인 키엘 반 보멀 박사에 따르면 3D 프린터의 카트리지가 교체 가능해지면서 맞춤형 식품 인쇄의 길이 열렸다. “매시 포테이토라면 가족 개개인의 기호에 맞춰 영양소와 감미료, 향신료의 함량을 맞춤 인쇄할 수 있어요. 한 식탁에서 아빠는 비타민 B12, 엄마는 오메가3, 아이는 미네랄을 넣은 매시 포테이토를 먹게 되는 겁니다.” tno.nl
친환경 육류
곤충은 가축 대비 수분의 1 수준의 공간과 물, 먹이로 동일한 양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벨기에 리에주대학 스마트 미식 연구실 도로테 고핀 박사는 곤충으로 가축과 맛이나 식감이 거의 유사한 육류(단백질)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곤충에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경우 단백질이 풍부한 조류(藻類)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 채소
채소요리를 하다보면 가끔 곤죽이 될 때가 있다. 그러나 3D 프린터는 음식의 질감을 향상시켜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도 만족시킬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반 보멀 박사의 설명이다. “언젠가 3D 프린터로 미키마우스 모양의 아삭아삭한 방울양배추를 인쇄해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을 겁니다.”
주문형 음식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견과류 알레르기, 유당불내증, 글루텐 소화장애 등 식품 알레르기를 가진 전 세계 2억5,000만명의 사람들에게 안전한 식품을 만들 수 있다. 이탈리아의 파스타 제조업체 바릴라는 이미 3D프린팅한 파스타를 선보였다. 때문에 글루텐 없는 파스타를 인쇄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는 게 립슨 교수의 전언이다. “세상에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식품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나만의 레시피
3D 프린터 제조사 3D 시스템즈의 개발자인 리즈 본 하셀른은 3D 프린팅으로 굳이 전통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어머니만의 레시피로 만든 음식을 떠올려 보세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 가족을 위한 새로운 요리를 만들 수도 있지만 기존 레시피를 계승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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