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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테러에 비상 걸린 지구촌

미ㆍ영ㆍ불 등 재외공관 폐쇄<br>자국민 중동여행 자제 촉구<br>인터폴도 글로벌 경보 발령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대대적인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면서 서방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독일·프랑스 등은 재외공관을 속속 폐쇄하고 자국민 여행객들에게 경계령을 내리는 등 글로벌 테러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안보 보좌진은 3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알카에다의 테러 징후와 관련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백악관 측은 수전 라이스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 안보 분야 수뇌부가 모두 참석해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테러 징후를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테러 징후는 이전의 경고보다 더욱 구체적이며 미국뿐 아니라 서방국가 모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이슬람 세력의 테러 행위가 임박했다는 판단에 따라 4일 예멘·방글라데시·아프가니스탄·리비아 등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 내 22개 재외공관을 일시 폐쇄했다. 국무부는 또 자국민에게 중동·북아프리카 일대 여행을 자제하도록 촉구하는 경보를 발령했다. 이 경보는 이달 말까지 유지된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도 3일 글로벌 경보를 발령했다. 인터폴은 지난달 이라크·파키스탄·리비아 등 9개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교도소 집단 탈옥사건이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한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과 연관됐을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이 밖에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연합(EU) 주요국들 역시 3일 사전예방 차원에서 예멘 수도 사나에 위치한 자국 공관을 임시 폐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공관 임시폐쇄 조치는 수일간 유지될 것"이라며 "매우 심각한 테러 위험요소들이 드러난 예멘 주재 대사관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방콕포스트 등 태국 언론은 남부 지역에서 이슬람주의 분리세력이 준동하고 있는 태국도 테러 위험에 대한 미국의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도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 주재 대사관을 4일 하루 동안 문닫기로 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린 것은 최근 미 정보당국이 알카에다로부터 강한 테러 징후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CNN은 다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알카에다 아라비아지부(AQAP)에서 최근 내부 연락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AQAP의 근거지인 예멘이나 중동·북아프리카 일대에서 조만간 테러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테러 대상이 예멘에 한정된 것인지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 테러가 일어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오사마 빈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를 이끌고 있는 아이만 알자와히리(사진)가 3일 공개 녹음메시지를 통해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축출 과정에 미국이 개입했다고 비난한 것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집트 출신으로 현재 아프간 일대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알자와히리가 이집트 사태에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멘 당국은 미국의 무인기 공격이 크게 늘면서 알카에다가 복수를 노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아랍권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에도 예멘 남부에서 알카에다 조직원 3명이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했다. 미국의 한 싱크탱크에 따르면 예멘 일대의 미군 무인기 공격은 2011년 18회에서 지난해 53회로 급증했다.

이 밖에 인터폴은 이슬람교의 주요 종교의식인 라마단이 이달 7일에 끝나며 케냐ㆍ탄자니아에서 발생한 미국 대사관 폭파사건 15주년을 비롯해 이슬람주의자들의 인도·러시아·인도네시아 테러 일자가 8월에 몰려 있다는 점을 들어 테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편 미 국방연구기관 랜드코프의 세스 존스는 "지난해 말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 테러 당시 사전대처가 미흡했다는 비난이 일면서 미국 정부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예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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