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요구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FRB는 9월까지 새 규제안에 대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친 뒤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규제안에서는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 대비 4.5%를 자본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자본보호완충제'로 2.5%를 자본금으로 더 쌓도록 규정했다.
'보통주 자본비율을 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Ⅲ에 근거한 것으로 은행들은 기존 2% 수준이었던 자산 대비 자본금 비중을 7%까지 늘려야 한다. 마켓워치는 이번 새 규제안 도입으로 미국 내 19개 대형 은행들이 추가로 쌓아야 할 자본금 규모가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FRB는 은행들이 보유한 자본 가운데에서도 후순위채 등의 비중은 줄이고 보통주처럼 손실을 직접 흡수할 수 있는 자본의 비중을 확대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자산 2,500억달러 이상의 초대형은행들에는 좀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약 20여개 은행들은 파생상품을 포함한 손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에 대해 위험가중자산 대비 최대 3%의 자본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대형 은행들은 이번 FRB의 결정에 대해 갑작스러운 규제강화로 외부에서 급하게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만큼 대출축소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취약한 미국경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은행들의 주장에 대해 '바젤 대결'에서 미국 은행들이 FRB에 완벽히 패배했다며 이미 대부분의 은행들이 새로운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본을 쌓아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니얼 타룰로 FRB 이사는 "JP모건의 20억달러 트레이딩 손실은 새 규제 도입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금을 쌓아놓는다면 예상치 못한 대형 손실에 전체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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