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프랑스 정·재계 인사는 물론 멕시코 대통령의 이메일까지 훔쳐 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국가의 반발이 거세다.
프랑스 유력 일간 르몽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비밀문서를 분석해 NSA가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초까지 한 달 사이에 무려 7,030만건의 전화 통화를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NSA는 ‘US-985D’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랑스 내에서 특정 전화번호를 이용한 통화와 문자 메시지 발생시 자동으로 저장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르몽드는 NSA가 테러 용의자 뿐만 아니라 프랑스 정·재계 인사들의 전화도 도청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르몽드 보도가 나온 후 주프랑스 미국 대사를 초치해 “우방 사이에서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이 생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런 일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인권단체들의 고발에 따라 현재 NSA의 스파이 행위 의혹에 대한 예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대상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ㆍ야후ㆍ구글ㆍ페이스북ㆍ유튜브ㆍ스카이프ㆍAOLㆍ애플 등 미 정보 당국에 협조한 의혹을 받는 9개 정보기술(IT)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슈피겔은 NSA가 2010년 5월 당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의 이메일을 엿보면서 멕시코 내 마약 거래정보와 군사력, 국제무역 정보 등을 훔쳤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이 입수한 스노든 문건에 따르면 NSA는 당시 칼데론 전 대통령의 이메일 계정이 담긴 서버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또 NSA는 엔리페 페냐 니에토 현 멕시코 대통령이 발송한 문자 메시지 8만5,489건도 엿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에 멕시코 외무부는 성명에서 “멕시코 정부는 공공기관의 통신과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을 단호하게 비난한다”며 미국 정부에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스노든은 지난 6월 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한 뒤 홍콩을 거쳐 모스크바로 피신했다. 그는 지난 8월1일 러시아로부터 1년간의 임시 망명을 허가받아 현재 모스크바 인근에서 은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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