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 폐기 여파
18대 국회 마지막날 대형 투자은행(IB)과 프라임브로커리지(PBS)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좌초되자 증권주들이 동반 하락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업종 지수는 전날 대비 2.33% 급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대형 IB도입이 무산되면서 지난해 말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증액한 대형 증권사들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증권이 2.99% 떨어졌고 대우증권도 2.87% 급락했다.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각각 1.85%, 0.85%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3.51% 하락한 채 마감했다. 중형증권사인 대신증권(1.47%)과 한화증권(1.37%), SK증권(1.98%)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주의 동반하락은 자본시장법 개정이 무산되면서 기업대출 등의 IB업무 진출이 당분간 어려워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에 계류중인 자본시장법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에는 기업대출 등의 IB업무를 할 수 있게 하고 헤지펀드에 주식대차해 주는 등의 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날 국회 본회의 통과가 좌절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한 대형증권사 IB본부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IB업무를 할 수 있는 대형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를 구분해 주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법 취지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를 구분해 IB시장에서 특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다 보니 IB시장 발전은 고사하고 40여개 증권사가 기존처럼 작은 파이를 놓고 경쟁해야 되다 보니 수익률 저하 등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증권사는 자본시장법 통과를 전제로 작년말 일제히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증액했지만, 관련 법 폐기로 증액한 자기자본을 활용할 투자대상이 제한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대형증권사들이 증자대금을 다각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대규모 증자로 인한 ROE 개선폭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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