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영국의 명문 축구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맨유의 구단주인 미국의 스포츠재벌 말콤 글레이즈 가문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17억 파운드(3조원)에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2005년 7억 9,000만 파운드에 맨유를 인수했으며 인수 직후 영국 증시에 상장돼 있던 맨유를 자진 상장폐지하고 개인 기업화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구단 인수 후 되파는 과정을 통해 차익을 챙기려고 했으나 인수시 빌린 대출금에 발목이 잡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태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10년 맨유의 매출액은 2억8,600만 파운드이고 순이익은 9,100만파운드로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부분의 수익이 대출이자를 갚는 데 쓰이고 있다. 맨유가 영국이 아닌 홍콩에서 기업공개를 하려고 하는 것은 맨유가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맨유의 IPO소식을 들은 맨유의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이 IPO를 통해 이득을 보는 것은 싫지만 이것이 맨유를 위한 최선의 길이다”며 “완전한 IPO는 다시 한 번 팬들이 주주로서 클럽을 소유하는 기회를 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났다. 맨유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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