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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저소득층 장학금 대폭 늘린다

고대, 면학장학금 비율 80%까지 늘리기로<br>연세대 등 외부 장학금도 성적 기준 완화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장학금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부를 잘해야 주는 성적 우수 장학금 지급 비율이 높아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점을 잘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학들은 또 성적 우수자 위주로 지급되는 외부 장학금도 성적 기준을 완화하거나 단서 조항을 없애 가계 곤란 장학금으로 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6일 각 대학에 따르면 고려대는 전체 장학금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면학장학금 지급 비율을 80%까지 높이는 대신 성적 우수장학금은 20%로 줄이고 성적 기준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면학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총점 4.5점 기준으로 2.0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없애 수혜 대상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고려대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면학장학금을 받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해서인지 신청을 잘 안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지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학비 부담 때문에 공부에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면학장학금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적 우수자의 경우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상을 주거나 우수 학생임을 증명해주는 '오너(honor) 시스템'을 확대ㆍ도입해 취업 때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경영대에서 시행하는 릴레이 장학금(선배가 받은 장학금을 졸업 후 갚으면 후배가 사용하는 방식)을 다른 단과대로 확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연세대는 성적 우수자 위주로 지급하는 외부 장학금을 저소득층 학생에게 지급하기 위해 성적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부 장학금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 우수자나 지역ㆍ학과 등 특정 대상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옵션)이 많은데, 학점 제한을 아예 없애 저소득층 학생에게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성적 우수 장학금이나 가계 곤란 장학금은 물론 신용불량 등으로 학자금 대출도 받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신문고 장학금'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세대 학생복지처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언제 공부해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겠느냐"며 "가계 곤란 장학금을 늘릴 필요가 있고 외부 장학금도 옵션을 줄여서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서강대도 각종 장학금을 타기 위해서는 학점이 2.5점 이상이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버는 학생들이 이 기준을 넘기기 쉽지 않다는 총학생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들 학생에게 지원하기 위해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추경 편성해 올 2학기에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부모 소득 수준이 하위 50%인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전액 감면해주는 장학제도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대상이 되는 학생은 지난해 기준 월 국민건강보험료 납부액이 8만9,700원(소득 5분위) 이하이면서 순재산세 납부액이 20만원 미만인 가정의 자녀여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만 유지하면 된다. 학교 측은 이미 전액 장학금 지원 혜택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학생을 제외하면 새로 장학금을 받게 될 학생은 전체 재학생의 10%를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원 마련이 되는 대로 이르면 올해 2학기부터 새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국내 대학의 경우 학생의 가정 형편을 고려한 저소득층 장학금은 평균 18%로 낮다. 반면 성적 우수 장학금 비율은 30~50%대에 이른다.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입학성적 장학금을 내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정화 한양대 기획처장은 "최근 성적보다는 소득 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저소득층 학비 감면이나 장학 혜택이 지금 보다 두 배는 더 늘어나야 한다"면서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하면서 장학금 규모가 학생들 기대보다 늘지 않았는데 대학들이 경영 효율성 강화를 통해 절감한 비용을 장학금으로 돌려서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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