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대 60개월치 급여 지급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희망퇴직 안을 최근 노조에 전달했다.
은행권에서는 그동안 24~36개월치 급여 지급안이 통용됐다. 이번에 씨티은행이 제안한 60개월치 급여지급은 5년치 임금을 보상해주겠다는 것으로 50세 이상 책임자의 경우 사실상 정년까지 급여를 주겠다는 의미다.
희망퇴직 신청자격은 공고일 기준 근속기간이 만 5년 이상인 정규직원과 무기전담직원이다. 씨티은행 정규직원이 총 3,330명이고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4년인 점을 고려하면 결국 신입행원급을 제외한 전직원이 희망퇴직 대상인 셈이다.
씨티은행은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퇴직금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격조건을 충족시킨 직원의 경우 60개월치 급여에다 자녀 학자금 지원금을 포함해 약 10억원에 달하는 희망퇴직 위로금을 받을 수 있다.
씨티은행이 이 같은 파격 제안에 나선 것은 비용절감의 필요성이 한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의 1·4분기 당기순이익은 36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6.9% 줄었고 직전분기에 비해서는 반토막났다.
씨티은행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에만 56개 점포를 폐쇄하기로 했는데 이에 따라 인력감축은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특히 지난 2012년 실시한 희망퇴직 당시 직원들의 참여가 기대에 못 미쳤던 점도 보상규모를 키운 배경이 됐다.
씨티은행 사례가 은행권 전반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 들어 사라진 점포만 약 200개에 달할 정도로 비용절감은 전 은행권의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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