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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매각차익 등을 회수하기 위해 상반기에만 5,000억원의 중간배당을 챙겨 논란에 휩싸였던 론스타는 최근 또다시 분기배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에 고배당 자제를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다. '영ㆍ미식 주주자본주의'를 이유로 고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에게 그대로 끌려다니는 은행권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다. 론스타를 향해 국민 여론이 따갑지만 실상 다른 시중은행도 배당에 관한 한 여론이 좋지 않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보유 지분 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얻고, 이자나 수수료 수익을 통해 사상최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번 돈으로 은행들은 고배당 의사를 수시로 내비치고 있다. 속된 말로 '이자 놀이'를 통해 번 돈으로 주주들에게 꽃다발을 안기는 형국이다. 위기 때마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 시켜놓았더니 호황기 때는 그 과실을 오롯이 주주들만 따먹고 있는 셈이다. ◇최근 5년 10조 배당…주가 하락 속 올해도 대규모 배당 예상=금감원 집계 결과 최근 5년간 7대 시중은행은 10조원이 넘는 현금을 배당했다. 특히 올해는 농협ㆍ수협 등을 포함한 18개 은행의 올해 순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7년(15조원)을 뛰어넘는 2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배당 수준도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론스타가 은행권의 고배당 움직임을 촉발시켰고 이에 따른 따가운 시선을 여타 시중은행까지 한몸에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연일 금융권을 향한 반목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그런 시위의 움직임이 국내로까지 퍼질 기세가 보이자 은행권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비율이 70% 안팎에 달하고 이익은 사상 최대가 예상되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어 주주들의 고배당 요구를 묵살하기도 쉽지 않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고배당을 자제할 필요성은 느끼지만 외국인투자가가 사실상 대부분인 은행으로서는 주주의 요구를 무조건 거부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불편한 당국, 배당자제 압박…은행들 유보금 많이 쌓겠다지만=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우리ㆍKBㆍ신한ㆍ하나ㆍ기업 은행장과 농협 중앙회장 등을 불렀다. 세계경제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금융의 위기가 실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들면서 은행이 자체적으로 손실을 흡수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에 대비해 내부 유보금 등을 미리 쌓으라는 이야기지만 방점은 고배당 자제에 찍혔다. 금융권의 막대한 배당이나 성과급을 향한 시선이 따가운 만큼 이를 자제하라는 얘기다. 권 원장은 8월에도 금융지주사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현재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고배당 추진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은행장은 "우회적이었지만 배당 자제 등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다 보니 과거보다 위험에 대비하는 적립금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은행장들에게 이런 점을 설명하고 위험에 대비한 자금을 내부에 더 쌓아두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은 대손준비금의 추가 확충 등 내부유보금을 많이 쌓는 방식으로 배당할 수 있는 이익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2~3년간 국내경기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도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도 "추운 겨울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들이 미리미리 지방을 두툼하게 축적해 긴 겨울에 대비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유보금을 늘릴 경우 자연스럽게 배당도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주들의 요구를 마냥 뿌리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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