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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힘은 공감, 결국 나누는 것이죠"

31일 예술의전당서 공연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

사진제공=크레디아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 끼여 존재감이 미약했던 비올라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주인공이 있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5ㆍ사진)이다. 지난 2005년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1집 앨범을 발매하고,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첫 독주회를 가졌다. 이후 2007년 오닐이 자신의 음악 동료들과 함께 결성한 연주단체 '앙상블 디토' (Ensemble Ditto)는 그를 명실공히 클래식계 스타로 만들었다.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는 앙상블 디토는 편견과 전통에 사로잡힌 클래식을 거부하고, 경계와 장르를 넘나드는 그들만의 사운드로 실내악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클래식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용재 오닐은 '앙상블 디토' 리더이자 '디토 페스티벌' 음악감독으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오는 31일 그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 My Way'라는 이름의 공연을 갖는다. 1집부터 7집까지 그의 대표 연주곡을 총망라한 자리로, 클라크의 '비올라 소나타'를 시작으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모음곡', 비탈리의 '샤콘느', 비버의 '파사칼리아' 등 비올리스트로서 그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1일 만난 그는 특별한 공연에 임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 동안 걸어온 제 음악 인생을 되짚어보는 공연입니다. 제 음악이 영글어가는 과정, 감정의 폭이 깊어가는 과정을 느낄 수 있도록 곡을 구성했어요. 'My Way'라는 공연 타이틀처럼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도 스스로의 삶을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때론 그의 음악적 성과가 평탄치 않은 개인사에 가려질 때도 적잖다. 용재 오닐의 어머니는 지적 장애를 안고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는 미혼 상태로 용재 오닐을 낳고, 오닐은 미국인 외조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자라났다. 어머니를 통해 '다름'을 알고 유년 시절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등 동양계로 세계적인 비올리스트가 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야 했다.



"전 쉬운 걸 좋아하지 않아요. 우리나라가 전쟁의 아픔을 딛고 지금의 발전을 이룩한 것처럼 저 역시 삶의 갖가지 어려움을 음악으로 승화했습니다. 설령 제 개인사에 흥미를 갖고 연주회를 찾아도 제 삶 속에서 관객들 개개인의 삶과의 공통점을 읽고 공감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죠. 이게 바로 '음악의 힘'이며 음악은 결국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나누는 것이라는 그의 신념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나타난다. 지난해 23명의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 '안녕! 오케스트라'라는 관현악단을 꾸렸던 것.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로 아파하던 아이들이 난생 처음 바이올린이나 비올라를 배우고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서서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정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음 세대가 음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 역시 예술가로서의 사명인 만큼 앞으로도 이들을 위한 지원을 실천할 생각입니다."

"가장 큰 재산은 사랑"이라 말하는 용재 오닐. 음악으로 '공감'을 말하고, 따스함을 건네는 그는 진정 음악의 힘을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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