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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U 항공기 탄소세를 그냥 받아들일 건가

미 상원은 22일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항공기 탄소세에 관한 거부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하원은 이미 지난해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EU의 항공기 탄소세 부과방안은 유럽 지역을 드나드는 모든 항공기에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배출 방지를 명분으로 탄소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유럽행 항공요금이 3% 정도 오르게 된다.

미 상원의 법안은 미 교통장관에게 자국 항공사들이 EU의 항공기 탄소세 부과계획을 따르지 않도록 법적 권한을 주는 내용이다. 법정에서 EU 국가들과 항공기 탄소세 부과를 둘러싼 다툼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보다 확실하게 해두겠다는 의도다.

EU의 항공기 탄소세 부과가 전세계적인 반대에 직면한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EU 국가들이 지구온난화 방지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사실상 이 계획이 EU의 온실가스 패권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세계 각국이 알기 때문이다. EU 국가들은 수년 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U-ETS)를 시행해왔는데 지난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경기침체로 각 산업체의 공장 가동률이 줄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급감해 배출권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항공기 탄소세 부과는 바로 이 같은 EU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스템에 항공 부문을 편입하겠다는 뜻으로 죽어가던 EU-ETS를 살려보겠다는 계산이 바닥에 깔려 있다.

EU의 이 같은 계획은 국제적인 무역분쟁의 촉매제가 된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과 인도는 EU산 항공기 구매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 항공 부문에 이어 다른 부문까지 탄소세 부과가 확대된다면 글로벌 무역갈등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들어 녹색성장을 핵심 국정 어젠다로 선정하는 바람에 운신의 제약이 생겨 국제사회의 현실적 흐름에 뒤처지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항공기 탄소세 부과도 그렇다. 반대하면서도 녹색성장 명분 때문에 큰 목소리로 나서지 못했다.

항공기 탄소세가 도입될 경우 기업과 국민들이 치러야 하는 부담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정부가 나서기 힘들다면 국회 차원에서 미국과 같은 법안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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