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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성장엔진을 켜라] <3> 기관투자 끌어들이려면

코스피·코스닥 아우른 지수 개발로 안정·차별성 높여야<br>주가수익비율·순자산비율 등 기업 펀더멘털 반영한 지수<br>변동성 줄여 자금 유인 가능<br>독립 리서치센터 설립으로 기업 분석 리포트도 늘려야



"애널리스트가 코스닥 업체의 분석 리포트를 쓰려면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사에 비해 시간과 노력이 훨씬 더 듭니다. 그런데 정작 기관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돈이 안되는데 증권사 입장에서는 분석할 유인이 없는 거죠"(대형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

"인덱스펀드 운용 때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것도 힘듭니다.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요? 무리죠."(대형 운용사 패시브 운용본부장)

코스닥시장이 기관과 증권사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이유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이를 계기로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반짝 늘어났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S&P500과 같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지수가 개발돼야 실질적인 기관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증권사들의 기업 분석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과 더불어 증권사와 별개로 독립 리서치치센터들이 나와 섹터별로 리포트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성+안정성' 갖춘 지수 생겨야 기관투자가 들어온다=현재 국내 코스닥 시장과 관련된 지수로는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지수와 코스타지수, 코스닥프리미어지수, KRX100 지수가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개발한 웰스코스닥30지수 등도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가 벤치마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전체 인덱스 펀드 104개 중 이들 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펀드는 5개에 불과하다. 주가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96개의 ETF 중에서도 코스닥 관련 지수에 연동되는 것은 6개뿐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 투자할 때 헤지 수단으로 사용하는 코스타선물의 가장 최근 매매일이 지난해 8월말이고 이마저도 단 2건에 불과하다는 점도 국내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이 큰 일부 대형주 몇 개와 시가총액이 고만고만한 수많은 종목으로 구성돼있어 인덱스 펀드의 투자 바스켓을 짜기가 어렵다"며 "지수를 추종하기 위해서는 지수에 포함된 여러 종목들을 모두 담아야 하는데 유동성이 작은 소형주들이 많아 인덱스펀드가 코스닥 관련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차별성을 가진 지수가 있어야 기관투자가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민건 L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의 S&P500지수처럼 두 시장의 종목을 모두 담는 동시에 각 시장과 차별화된 지수가 개발된다면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나 ETF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지수도 차별성과 함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각종 풍문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 한다는 점"이라며 "현재 지수 산정에 주로 사용하는 시가총액 뿐만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각 기업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지수가 개발되면 지수의 안정성을 높여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리포트 늘릴 방안은=기관들이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기 힘든 또 하나의 이유는 기업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거래량도 적고 주가 변동성도 커 투자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탐방ㆍ분석 리포트도 나오지 않으니 운용사들로서는 눈 감고 투자하는 셈이 된다. 증권사들은 최대 고객인 운용사가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돈벌이가 되지 않는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쉽게 말해 선순환의 연결 고리가 끊어져 있다는 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내 놓은 코스닥 상장사의 분석 보고서는 총 6,294건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리포트 2만210건의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년 동안 단 1건의 리포트가 나온 종목 수는 코스닥시장이 85개, 유가증권시장이 50개를 기록했다. 그 만큼 코스닥 상장사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나 추적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정보가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이 이들 기업을 분석할 수 있는 유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지난 2006~2011년 KRP(Korea Research Paper)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상장사의 신청으로 이뤄지다 보니 분석을 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형식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시장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거래소는 지난 2011년 사업을 중단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와 같이 기관과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사업 구도 하에서 코스닥 상장사의 분석 리포트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분석 종목이 제한된 KRP 사업의 한계를 보완한 새로운 형식의 유인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독립 리서치센터를 만드는 것도 코스닥 업체들의 리포트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간 이뤄지는 법인사업 구도를 '독립 리서치센터-증권사-자산운용사'의 구도로 바꾸면 분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의 경우 증권사와 별도로 각 섹터들에 특화된 리서치센터들의 구축돼 있어 증권사들은 실제로 리서치 업무를 아웃소싱 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사례가 많다"며 "우리나라도 섹터에 특화된 독립 리서치센터들이 생겨난다면 가뜩이나 리서치 비용에 대한 부담이 많은 국내 증권사들의 수요가 생기고 독립센터들의 경쟁으로 분석 대상 기업도 코스닥 기업들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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