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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매출 최대 두자릿수 추락… '세월호 쇼크' 되풀이되나

■ 살아나던 소비 다시 급랭

대형마트·백화점 이달들어 줄줄이 마이너스 돌아서

사태 진정되더라도 소비심리 반등까진 시간 걸릴 듯

외출 자제로 동네 편의점·소셜커머스 매출은 껑충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평소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거리가 썰렁하다. /영종도=이호재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확산하면서 막 살아난 소비심리에 기대가 부풀었던 유통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통가는 지난달 플러스로 돌아섰던 매출 신장세가 이달 들어 두자릿수 이상 급감하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지난해 '세월호 참사'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이마트(139480)는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매출(기존점 기준)이 전년 동기에 비해 8.7% 줄었고 메르스 진원지로 알려진 경기 동탄점과 평택점은 각각 -20.1%, -18.3%로 추락했다. 지난달 모처럼 1.6% 신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르스 첫 환자가 나온 지 보름 만에 전체 매출이 10%가량 급감한 셈이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매출이 1.5%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 0.7%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대대적인 할인행사 및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 덕에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달에는 마이너스 성장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달 매출 감소폭을 -0.6%까지 줄인 롯데마트 역시 이달 플러스 성장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메르스 여파로 1~8일 신장률이 대형마트 중 가장 큰 폭인 -14%로 뒷걸음쳤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불거진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고객들이 발길을 끊을지 몰랐다"며 "그나마 온라인쇼핑몰이 매출 감소분을 메우고 있지만 한풀 꺾인 소비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6.3% 신장했던 롯데백화점은 이달 들어 -5.2%로 역신장했고 현대백화점(069960)도 같은 기간 6.3%에서 -5.1%로 돌아섰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3.4%에서 -9.5%로 매출이 감소했다. 백화점 업계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당장 26일로 예정된 여름 정기세일을 연기하는 방안까지 조심스레 검토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메르스 사태로 연일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편의점과 소셜커머스는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들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26.2% 늘었다. 세월호 참사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매출 신장률(0.8%)과 비교하면 30배 가까이 뛰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도 이달 들어 생필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해 동네 편의점이나 인터넷에서 장을 보는 고객들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얘기다.

유통 업계는 메르스 사태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하면서도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매장 내 메르스 감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할 경우 메르스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당장 롯데백화점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점포 내 문화센터의 휴강을 실시한 데 이어 휴강기간을 연장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미 전국 50개 점포에 손세정제 5,000개를 추가로 비치했고 화장실 위주였던 위생용품 비치 장소도 유모차대여소, 유아휴게실, 고객상담실, 환전소 등 20여개로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8일부터 본사 사무실과 주차장까지 체온계를 비치하는 등 메르스 예방 총력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주가 유통 업계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더라도 이미 꺾인 소비심리가 반등하기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유통업계를 강타했던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올 1·4분기까지 지속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메르스 사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종 규제에다 외부 변수까지 겹치는 등 갓 회복기에 접어든 유통업계의 이중고가 상당 기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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