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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전운] 유럽·중동 전략 요충지로 수백년간 강대국 충돌

■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흑해 지역에 위치한 크림반도. 우리나라 강원도(2만569㎢)와 비슷한 크기(2만5,600㎢)의 이 지역은 지난 수백년간 주변 열강 사이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어 강대국들의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19세기 중반 러시아 제국의 남하정책과 오스만제국·영국·프랑스연합이 맞부딪힌 크림전쟁의 주요 전장이 되기도 했다.

크림반도는 냉전 시기 러시아에 속해 있다가 지난 1954년 니키타 흐루쇼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결정으로 우크라이나에 편입됐다. 1992년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으로부터 분리 독립되면서 크림자치공화국이 됐다.

이 같은 역사적 연원 때문에 크림반도에는 여전히 러시아계 주민들이 압도적인 비율(60%)을 차지한다. 우크라이나계(24%)와 타타르계(12%) 세력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 러시아가 이번에 크림반도에 사실상 '무혈입성'할 수 있었던 데는 이 지역에서의 러시아 우호지분이 든든한 뒷배경으로 작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의 군사개입 명분으로 든 것 또한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계 주민들의 보호다.



특히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자국의 영향력 강화를 꾀하려는 러시아 입장에서 크림반도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흑해에 위치한 크림반도는 1년 내내 기후가 온화해 겨울에도 항구가 얼지 않는데다 흑해 서남쪽의 터키 보스포루스해협을 통과하면 지중해로 나갈 수 있다. 지중해에서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면 중동 아라비아해까지 진출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이 같은 지정학적 요인을 감안해 크림반도 남쪽의 세바스토폴에 흑해부대를 주둔시켜 2만5,000명의 병력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활용한 최근 도발을 통해 옛 소비에트 출신 국가 중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체에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러시아의 도발이 크림반도에 머물지 않고 친러 성향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서구권 국가에 있어 현재 가장 큰 관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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