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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에 베팅했던 미국 월가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오바마 2기에는 금융업계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규제 당국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가에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누가 새로운 금융규제 담당자로 선임될 것이냐다. 팀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해 대부분의 주요 인사들이 물러날 것으로 예상돼 월가 입장에서는 관계 재정립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리 샤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2014년 6월 임기가 끝나지만 그 전에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리 젠슬러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회장은 내년 4월 임기가 만료된다. 두 곳 모두 수장의 영향력이 큰 조직이기 때문에 어떤 인사로 채워질지 주목된다.
미국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월가 인사들은 대표적 금융규제인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 폐기를 공약으로 내건 롬니 캠프에 훨씬 많은 정치자금을 후원해왔다. 미국 정치헌금 감시단체인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금융업 종사자들은 롬니 캠프에 2,00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이는 오바마 캠프에 후원한 600만달러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월가는 또 롬니의 백악관 입성을 염두에 두고 금융 서비스 라운드테이블(Financial Services Roundtable)의 회장에 롬니의 공동선대본부장 출신인 팀 폴렌티를 선임했다. FSR는 100개 미국 대형 은행의 이익을 대변하는 월가 로비단체다.
미국의 대형 은행은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도입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에 대해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반발하면서 법안 수정을 위해 로비를 펼치고 있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에서도 대형 은행 규제 강화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반영되며 은행주 주가가 급락했다. 모건스탠리가 8.6% 하락한 것을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7.1%, 골드만삭스 6.6%, 씨티은행 6.3%, JP모건 5.6% 등으로 줄줄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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