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의 '코리안 판타스틱4'에게 주어진 이번 주 미션은 US 여자오픈 정복이다.
세계여자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이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다 상금(400만달러) 대회인 US 여자오픈이 9일 밤(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 개막한다. 올해는 70회째라 더욱 관심이 크다.
박세리의 1998년 우승으로 물꼬를 튼 한국여자골프는 최근 7년간 다섯 번 우승할 정도로 US 여자오픈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올 시즌도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 16개 대회에서 9승을 휩쓸 만큼 강세라 US 여자오픈 우승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박세리는 허리 부상 탓인지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했지만 '판타스틱4'는 건재하다. 최근 메이저 6승째를 수확, 박세리(5승)를 넘어 한국인 메이저 최다승 기록보유자가 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선봉이다. 상승세의 최나연(28·SK텔레콤)과 김효주(20·롯데)가 그 뒤를 받치고 '싸움닭' 김세영(22·미래에셋)은 '2전3기'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와 세계 4위 김효주는 1·2라운드를 같은 조에서 치러 더욱 눈길을 끈다. 박인비는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자이고 김효주는 지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같은 조 브리트니 린시컴(미국)은 올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 챔피언이다. 최근 3개 메이저 챔피언이 제대로 맞닥뜨린 것이다.
박인비는 이 대회를 두 차례나 제패한 경험이 있다. 스무 살이던 2008년 우승 뒤 슬럼프를 겪다 2013년 다시 정상에 올랐다. 이번에 다시 우승하면 US 여자오픈 승수에서 안니카 소렌스탐(3승·스웨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 부문 기록은 1960년대 미키 라이트(미국) 등이 세운 4승이다. 올 시즌 3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인 그는 위민스 PGA에서 단일 메이저 3연패 기록을 작성한 뒤 지난달 말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2라운드 뒤 컷오프됐다. 19세11개월18일로 최연소 우승했던 US 여자오픈에서 승수 쌓기에 재시동을 걸 참이다. 김효주는 지난주 중국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을 우승하고 넘어왔다. 지난해 초청선수로 나간 에비앙 대회에서 정상에 섰던 김효주는 메이저 2승에 도전한다. "샷 정확도가 중요한 대회에서 우승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US 여자오픈 코스도 정확도가 중요한 곳"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나연과 김세영은 '샷 이글의 여왕'들이다. 최나연은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이틀 연속 이글로 5개월 만에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역시 2승이 있는 김세영은 4월 롯데 챔피언십 연장에서 이글로 경기를 끝냈다. 둘 다 8번 아이언으로 마법을 부렸다. 2012년 우승자인 최나연은 이번에 다시 우승하면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한다. 앞선 2개 메이저에서 퍼트 실수 탓에 눈앞의 우승을 번번이 놓쳤던 김세영은 더 이상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대회 코스인 랭커스터CC(파70·6,483야드)는 1920년 개장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를 개최한다. 연습 라운드를 마친 모건 프레셀(미국)은 "전반 9홀에서 너무 공격적인 접근을 하다가는 한꺼번에 많은 타수를 잃을 수 있다. 후반 9홀은 정말 긴 홀들이 많다"면서 "전체적으로 그린 주변 지형이 까다로워 어프로치 샷에 무척 애를 먹을 것 같다. 전형적인 US 여자오픈 코스"라고 평가했다. 폴라 크리머(미국)도 "골프백에 있는 클럽을 전부 꺼내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KLPGA 투어에서는 지난 시즌 상금랭킹 3·4위 이정민(23·비씨카드),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나간다. 2위 허윤경(25·SBI저축은행)은 미국을 포기하고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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