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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상·샘표 등 국내 장류 3인방이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지인 입맛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과 우리 맛을 알리는 레시피 마케팅으로 '식품 한류'를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달 중 '해찬들 약고추장'을 미국 시장에 수출한다. 해찬들 약고추장 수출용 제품의 특징은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국내 시판 중인 제품과 달리 묽게 만들고, 매운맛도 줄였다. 제품명도 '로스티드 고추장(Roasted Gochujang)'이란 영문명으로 판매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에 앞서 해찬들 약고추장을 지난 7월부터 일본 시장에 수출해 대형 유통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서부 지역에 위치한 코스트코 매장에서 고추장 핫소스 레시피 마케팅과 시식 행사 등 로드쇼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도 현지화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현지 공략의 선봉은 '고추장 코리안 칠리 소스(GOCHUJANG-Korean Chili Sauce)'로 현지인 입맛에 맞춰 기존 국내 제품보다 연하게 만들었다. 또 서구인들이 드레싱 문화에 익숙하지만 수저로 덜어 먹고 나중에 다시 사용하는 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뿌려 먹을 수 있는 스탠딩 형태로 제작했다. 고추장 코리안 칠리소스는 이달 초부터 미국 텍사스 지역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대상은 2015년 판매망을 미국 전역으로 넓힐 계획이다.
CJ와 대상이 맞춤형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면 샘표는 '장 문화 알리기'로 현지인에 파고든다. 내년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연구 사무소를 열고 현지 식재료에 맞춘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해 유명 셰프에게 알리는 '톱 다운(Top-down)' 방식으로 현지 소비자에게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전통 장류로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크하는 이유는 매운맛을 즐기는 서구인이 늘면서 관련 제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류 3사는 교민 등 기존 고객층은 물론 대체로 매운맛에 익숙한 히스패닉계와 백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제품과 레시피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대미 고추장 수출액은 지난해 917만 달러로, 2011년(650만 달러)보다 4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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