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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 4명 자살로 몰아간 이유는… KAIST가 '시끌시끌'

차등 수업료… 자신감 상실…<br>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서 학생들 원인싸고 열띤 토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이 올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4명의 친구들을 추모하고 이들을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 찾기에 나섰다. 8일 KAIST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전날 세상을 떠난 박모(19)씨에 대한 추모글과 함께 학우들을 연이어 죽음으로 몰아간 원인을 지적하는 의견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금의 카이스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이 사이트의 쟁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대부분은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제도가 스트레스와 성적 압박감을 주고 결국 학생들을 자살로 내몰았다는 주장들과 이에 대한 반박이다. 휴학 후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4학년생은 '학우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상대평가로 돈을 내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부모님에게 압박 받는 학생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차등수업료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대부분 자신이 돈을 벌어 수업료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학점 3.0미만으로 고지서를 부모님께 들고 갈 때가 가장 죄스러웠다"며 "정말로 힘든 건 학점이 낮다고 방학마다 죄스럽게 지내게 하고 나도 모르는 문제점을 학기마다 찾아내 부모님 앞에서 자아비판하도록 강요하는 상황"이라고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치열한 성적경쟁이 자살의 원인은 아니라는 반박도 함께 올라왔다. 'STDF'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학생은 "사회에 나가면 어느 누구나 경쟁에 노출된다"며 "이 정도 (경쟁적) 환경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은 온실 속의 화초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공부라는 분야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다른 길을 생각해보지 않는 태도가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자주 언급되지 않았던 학내 제도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는 한 학생은 "(학교에서 동원하는) 과도한 프로젝트 때문에 졸업이 늦어지는 학생들도 있는데 희생한 이들에게 돌아오는 건 무거운 연차 초과비 뿐"이라며 걱정했다. 현재 KAIST에서는 정해진 연차보다 늦게 졸업하는 박사 과정생들에게는 조교 수당을 주지 않고 연차 초과비를 별도로 부과하는 등 여러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 전날 숨진 채 발견된 박모(19)씨에 대한 추모글도 게시판 곳곳을 채우고 있다. 목숨을 끊은 박씨와 고등학교 때부터 4년간 동고동락한 친구라고 소개한 학생은 "자기가 좋아하던 일에 몰입하던 친구가 카이스트에 들어오고 나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친구는 만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등록금만큼은 내면 안 된다. 부모님께 미안해서 안 된다'고 말하더니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학생은 "(자살한) 학생들과 같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며 "우리 모두는 전부 나이기 때문에 이 일을 계기로 (구성원들 서로) 더욱 관심과 사랑을 줘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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