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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 원유수입처 다변화로 대중동 협상력 커질 듯

■ 국내 원유 수급·업계 영향

원유 공급 늘어 유가 하락 땐 정유·유화업계는 단기 타격


이란 핵 문제 타결로 대(對)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우리는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동시에 원유 가격에 대한 협상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들여온 이란산 원유는 4,492만배럴로 전체 수입물량(9억2,752만배럴)의 4.84%다.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온 곳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두 곳이다. 2011년 전체 물량의 9.40%를 이란에서 들여왔지만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재하면서 매년 수입 물량을 줄여왔다. 정유사들은 당장은 어렵지만 이란 석유 수출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이란산 원유 도입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전체 수입 물량에서 이란산 원유 비중을 예전 수준으로 늘리면 약 5%, 4,600만배럴을 더 들여올 여지가 있다.

한국으로 가는 원유를 두고 산유국 간 공급 경쟁이 벌어지면 원유 수입가격 외에도 중동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협상에서 한국의 입김이 세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문영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실장은 "경제제재 해제로 유가가 하락한다면 중동 산유국들에 대한 우리의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커지고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산 원유 공급으로 유가가 하락할 경우 정유·석유화학업종의 단기 쇼크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절반 수준인 현재 국제유가가 추가로 내려가면 업체들은 제품 가격 하락과 함께 보유한 원유의 재고 손실까지 추가로 떠안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3월 석유 제품의 평균 수출단가는 배럴당 73달러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폭락했다. 같은 기간 나프타 가격도 톤당 931달러에서 570달러로 뚝 떨어졌다. 가격 하락 여파로 1·4분기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각각 38.6%와 19.7% 줄어들었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정제 마진 하락과 원유 재고 손실 등 단기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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