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모두 아웃렛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아웃렛 사업도 각종 엔터테인먼트와 외식 등을 갖춘 '복합 쇼핑몰'로 진화하고 있다. 백화점과 로드숍 중심이었던 패션유통에서 틈새시장의 힘이 거세지는 '롱테일의 법칙'이 부각되며 아웃렛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유럽 재정 위기와 맞물려 장기불황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화점마다 미끼 상품도 크게 늘리고 있고 이른바 '땡처리'상품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경기와 무관한 것처럼 보였던 백화점 명품군 매출도 꺾였다.
대신 '가격 거품'을 줄여 명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은 고객이 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지난 2005년 이후 중저가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대대적으로 일고 있다. 외국에서도 저렴한 가격인 SPA브랜드로 인해 패션업계 지도가 재편될 정도다.
해외 선진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오픈 프라이스'시장의 대표 기업인 TJX그룹은 올 5월 기준으로 약 10조원의 연 매출을 올렸다. 다른 소매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에 비해 실적호조가 대단하다. 성공요인은 이월상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잃어버린 20년'의 장기 침체를 겪으면서 브랜드를 고집하고 럭셔리 상품의 소비를 좋아하던 경향이 '가격'과 '가치'를 중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알뜰한 소비가 '패셔너블'한 것이라는 생각이 확산되는 등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소비 가치'를 보다 주목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경제상황이 더디게 호전될수록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이 같은 경향은 계속될 것이다.
얼마 전 아웃렛에서 40만원짜리 재킷을 4만원에 구입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득템'한 셈이다. 그 옷을 입고 출근하면서 '패셔니스타'라는 말까지 들었다.
가끔은 지불하는 만큼의 가치효용에 대해 얼마나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인식과 의식은 분명 선택의 길이 있다. 그러나 매번 선택에 앞서 느끼게 되는 것은 의식에 의한 선택이 많다는 것이다. 보다 좋은 것은 의식에 의한 것보다 인식에서 얻어지는 경우가 많음에도 말이다. 똑똑하고 합리적 소비를 위해 아웃렛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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