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5일이 아니었더라도 언젠가는 터질 사고가 터진 것입니다." 정전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지식경제부가 발족하는 '전력위기 대응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이승훈(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26일 9ㆍ15 정전사태를 '예고된 사고'로 규정했다. 이 단장은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정전사고는 위기 대응에 아쉬움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전력 설비용량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컸다는 것이 원인"이라며 "지금까지 외줄타기 서커스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전력관리를 해왔는데 결국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서울대 경제학부 학부장과 과거 산업자원부 산하 초대 전기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전력정책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해온 전력전문가다. 특히 이 단장은 "지금과 같은 전력 설비용량과 수요 구조라면 대규모 정전사태가 다음달이든, 올 겨울이든 반드시 일어났을 수밖에 없다"며 전력설비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전력설비 확충은 기본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는 수요를 잘 조절해 예비력이 떨어지는 긴급한 순간에는 불필요한 수요를 최대한 줄이는 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앞으로 정전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력위기 대응 TF는 27일 공식적으로 발족식을 치르고 정전피해보상위원회를 비롯해 동계전력수급대책반, 단기제도 및 비상대응체계 개선반, 장기전력수급 개선반 등 3개 작업반을 중심으로 오는 12월까지 활동한다. 이 단장은 "정전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전력산업 구조를 총체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TF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책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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