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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포스트 잡스' 비공개 일관… 신비주의 베일 벗나

팀 쿡 COO(좌), 조나단 아이브 부사장

스티브 잡스 현 최고경영자(CEO) 포스트 체제에 대해 ‘비밀주의’로 일관해 온 애플이 다음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CEO승계 방안 밑그림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잡스 CEO가 병가를 떠난 후 애플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요 주주들이 CEO 승계 계획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애플 대주주 가운데 하나인 미 일리노이주(州) 잭슨빌 소재 중앙노동자연금펀드(CLPF)는 애플 이사회에 다음달 23일 열리는 연차 주주총회에서 차기 CEO선택기준과 내부 후보자 이름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주주제안(Proposition No.5) 을 했다. 이와 함께 매년 CEO 승계 계획 추진 과정을 주주들에게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애플은 그 동안 내부 경영 상황이나 향후 계획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신비주의’로 되레 명성을 쌓아왔지만 지나친 폐쇄적 경영으로 일부 주주들과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이번 잡스 CEO 병가 이후 차기 CEO승계 계획이 없다는 사실이 불거지면서 비난이 고조됐다. 애플은 일단 이 제안에 대해 차기 CEO 내부 후보자 목록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차기 CEO로 잡스 CEO 병가 이후 애플의 경영을 맡고 있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조나단 아이브 산업디자인 수석부사장도 조심스럽게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애플 경영진은 다른 주주들에게 이 제안을 부결시켜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이 채택되면 애플의 경쟁사들이 후보군에 오르는 데 실패한 ‘고위 인사’를 영입해 애플에 역공을 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리더십 솔루션 업체 피디아이나인스하우스의 데이브 헤인 부회장은 “대부분 기업들은 CEO승계 관련 문제가 경영활동 문제지 주주나 이사회가 관여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애플도 이점을 근거로 들어 CLPF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해 말 CEO승계 관련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 애플이 결국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탄력을 받고 있다. 포춘은 “애플은 현 상황에서 일반 정보라도 주주들과 공유해야만이 비난이 잦아 들 것을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잡스 CEO의 후계자를 직접 거명하는 것 보다는 CEO선정 기준 등의 정보를 공개해 논란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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