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은 26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한국 현대바둑 70주년 기념 대국에서 종반 조치훈(59) 9단이 시간 내에 수를 두지 못하면서 시간승을 거뒀다.
바둑 팬들의 관심 속에 12년 만에 진행된 라이벌 대결에서 조치훈 9단이 흑, 조훈현 9단이 백을 잡았다. 두 전설은 대국 초반부터 장고 끝에 수를 두는 등 신중한 모습이었다. 대국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대마를 노리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막판 조치훈 9단이 시간 안에 수를 두지 못해 승부가 마무리됐다.
조훈현 9단은 이로써 조치훈 9단과의 통산전적에서 비공식 대국을 포함해 9승3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이번 특별 대국은 1980년대 한국과 일본 바둑계를 평정한 전설의 대결로 승패와 관계없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최근 대국이 지난 2003년 10월16일 열렸던 제8회 삼성화재배 8강전이었고 당시 조치훈 9단이 207수 끝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조훈현 9단은 9세에 세계 최연소로 프로에 입단한 뒤 프로 통산 160회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 기사다. 국내 기전을 모두 석권하는 전관왕을 3차례나 달성했으며 1980년 9관왕, 1982년 10관왕, 1986년에는 11관왕에 올랐다.
조치훈 9단은 6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바둑을 석권하며 천재 기사로 이름을 날렸고 지금도 일본에서 활동 중이다. 1980년에 일본 최고 타이틀 중 하나인 명인에 등극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 최상위 기전인 기성, 명인, 본인방을 한 해에 석권하는 대삼관을 4차례나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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