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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관광특수 '낮잠'
입력1998-11-11 00:00:00
수정
1998.11.11 00:00:00
새로운 천년을 맞는 99년 12월말~2000년 1월초에 세계적으로 밀레니엄 관광특수가 예상되고 있어 세계각국은 수년전부터 관광상품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정부·자치단체·민간 등 모두가 낮잠만 자고 있다.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6대주의 가장 동쪽에 위치하고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자연 및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음에도 관광상품 개발은 커녕 외국에 알리는 노력도 하지 않아 관광특수의 열외(列外)지대가 되고 있다. 11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영국·이태리 등 유럽국가는 물론 미국·이집트·러시아·홍콩 등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들이 밀레니엄 관광특수를 겨냥, 대대적인 이벤트를 계획하고 실행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은 「시간의 고향」인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음을 고려해 그리니치에 초대형 밀레니엄 돔을 건설하고 세계 최대의 식물원을 건설하는 등 23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2000년 한해동안 1,200만명의 관광객이 그리니치천문대를 찾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사상 최대의 전야제를 필두로 항공우주국(NASA)은 목성탐사 로봇을 실은 우주선 발사계획을, 케네디센터는 우주탐사관련 각종 전시회를,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밀레니엄전을 각각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국적인 기념축제를 개최할 예정이고 교황청에서는 예수탄생 2000년을 기념하는 대형 행사를 기획, 관광객 6,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로마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각국이 이벤트행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지난 1000년을 마감하고 새 1000년을 맞이하는 이 기간에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관광으로 크게 분출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국의 경우 이미 주요 관광지의 항공편과 호텔객실 및 연회실의 예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특히 대서양을 횡단하는 일부노선의 단체석은 이미 예약이 완료됐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와 키리바시, 그리고 영국은 저마다 2000년 첫날이 가장 빨리오는 곳이라고 주장하며 「첫날」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피지는 지난 95년 날짜변경선 조정으로, 키리바시는 서머타임제 실시로 1시간 당겨져, 영국은 그리니치 천문대의 시간이 세계의 기준시간이라는 이유로 각각 「첫날」논리를 펴고 있다. 이같은 논쟁 속에서 세계의 관광객들의 관심이 이들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
피지의 외딴선 바툴레레의 한 리조트 업체는 마지막 천년의 휴가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50만달러짜리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내에는 2000년 맞이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태다. 아무리 IMF체제에서 하루앞을 내다보기 힘든 여건이라고 하나 너무 준비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문화비전 2000년 추진위원회」를 구성, 21세기 문화정책에 대한 비전과 정책방안을 제시했지만 관광특수 차원의 대책은 전혀 없다.
자치단체들도 2~3곳에서 틀에 박힌 해맞이 축제만 생각하고 있을 뿐 새 세기를 겨냥한 이벤트행사를 계획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항공사나 동해안의 호텔, 콘도들도 99년말~2000년 1월의 시기를 대상으로 예약을 받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간혹 이 시기를 뜻있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예약을 문의해도 99년도 물량은 내년에 가서 예약을 시작한다고 답변하는 실정이다.
다만 관광공사가 2000년 맞이 계획을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예산확보도 안된 상태다.
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휴전선에서 대대적인 평화 이벤트를 벌이는 등 행사를 제대로 추진하면 지구촌 관광객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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