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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인근 안바르 지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점령될 위기에 처했다. 터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의 코바니와 함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이곳이 완전히 IS의 수중으로 넘어갈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공습 '무용론'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시간) UPI통신은 IS가 이슬람 이라크 중서부 안바르 지역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안바르의 주도인 라마디가 함락 직전"이라며 "라마디를 잃으면 안바르를 잃게 된다"고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IS는 지난 몇 주간 라마디와 인접지역을 조직적으로 공격해왔다. 안바르부족의회의 일원인 파리스 이브라힘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치안 공백 속에서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서부의 핵심지역인 안바르에는 하디타댐과 대규모 군시설 등이 있다. IS가 이 지역을 손에 넣으면 대량의 무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현재 미국의 공습으로 막혀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 사이의 보급선을 뚫을 수 있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WP는 "IS의 안바르 점령은 이라크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이 점을 인식해 지난 몇 주간 IS의 안바르 진격을 저지하기 위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지만 아직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종족갈등까지 불거져 사태해결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안바르는 수니파 부족들이 차지한 지역으로 시아파인 현 이라크 정부군과 현지 부족 간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WP는 "미 행정부가 아랍 내 수니파 동맹국들을 동원해 이 지역의 수니파 부족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시아파인 이라크 정부에 대한 이들의 불신이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한편 시리아 내 요충지인 코바니에서는 IS와 미국 주도 동맹국 간의 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IS가 상당 부분을 장악한 코바니에 대한 공습을 9일에도 이어갔으나 지상군 투입 없는 공습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터키에 대한 지상군 파병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터키 정부는 완충지대 설치 등을 선결조건으로 내걸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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