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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對中카드 미심쩍지만 환영할 만한 북한 제의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새로운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고 우리 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갑다. 이산가족 상봉을 거론하고 회담 일시와 장소를 우리 측 뜻에 맡겼다는 점은 당혹스러울 정도다. 그동안 우리 측이 파격적 제의를 하고 북측이 화답하는 모양새가 뒤바뀌었다는 점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다.

우리는 북측의 의도부터 파악하겠다는 청와대의 첫 반응을 지지한다.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사실 북측의 제안에서는 몇 가지 노림수가 읽힌다. 먼저 남북회담보다 중국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짙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담을 덜 갖고 북한을 옹호할 수 있도록 명분을 깔아놓으려는 측면이 강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으로 더욱 가까워질 한중관계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권력서열 3위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국을 방문해 차가운 대접을 받고 소득을 건지지 못한 데 따른 불안감이 태도변화를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모처럼 화해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남북한 당국이 머리를 맞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진전이다. 더욱이 북측이 제시한 의제인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결실로 이어진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살리는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이 따르기를 기대한다.



다만 대화가 아무리 중요해도 꼭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물론 온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부각시킨 북측의 일방적 폐쇄조치에 대한 재발방지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금강산관광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에게 총질을 한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 북측은 최소한의 보장을 통한 신뢰증진과 공동번영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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