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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더니… 북한의 살벌한 능력

북 로켓은 탄도미사일 개발 의도<br>■ 국방부, 1단 추진체 잔해 분석결과<br>우주발사체용 산화제 사용 안해<br>스커드·노동미사일 기술 활용

국방부 제공

자료사진

군당국이 추가로 수거해 23일 공개한 북한 장거리 로켓'은하 3호'의 잔해 3점 중 1점. 연료통으로 추정되는 이 잔해에는 '3'자가 적혀있다. 국방부 제공


설마 했더니… 북한의 살벌한 능력
북 로켓은 탄도미사일 개발 의도■ 국방부, 1단 추진체 잔해 분석결과우주발사체용 산화제 사용 안해스커드·노동미사일 기술 활용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국방부 제공






군당국이 추가로 수거해 23일 공개한 북한 장거리 로켓'은하 3호'의 잔해 3점 중 1점. 연료통으로 추정되는 이 잔해에는 '3'자가 적혀있다. 국방부 제공






자료사진











국방부가 북한의 장거리로켓은 우주발사체가 아닌 사실상 탄도미사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방부는 23일 해군이 서해에서 인양한 북한의 장거리로켓 1단 추진체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북한 장거리 미사일은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 기술이 활용됐다"며 "나로호와 같은 일반적인 우주발사체가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쓰는 것과 달리 북한은 장기 상온보관이 가능한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의도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하지만 군 당국은 ICBM 기술을 개발하려는 의도가 더 큰 것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잔해 분석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국방정보본부와 국군정보사령부ㆍ항공우주연구원 등 각 기관 42명이 참여해 지난 14~18일 분석했다.

군이 수거한 로켓에 담긴 산화제를 정밀 분석한 결과 산화제에는 독성이 강한 적연질산(HNO₃94%+N₂O₄6%)으로 드러났다. 적연질산은 엷은 노란색이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옛 소련에서 개발해 북한이 모방 생산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의 산화제로 사용되고 있다. 나로호와 같은 일반적인 우주발사체의 산화제는 초저온에서 냉각시킨 액화산소가 사용된다.

조사에 참여한 국방부의 한 전문가는 "적연질산은 유도탄에 사용되는 옛 소련의 기술"이라면서 "상온에서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했기 때문에 우주발사체 개발보다는 ICBM 기술 개발 의도가 더 큰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장거리 로켓은 기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기술을 활용했다"면서 "인터넷 자료를 검색한 결과 산화제통의 모양이 이란에서 개발한 미사일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압력 센서와 전기 배선 등 일부 부품의 경우 외국에서 수입한 상용부품으로 식별됐으나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저촉되는 부품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산화제통의 동체 재질은 노동미사일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이 혼합된 합금(AIMg6)으로 밝혀졌다. 국방부의 전문가는 "이 합금은 북한이 자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입 가능성도 있다"면서 "추가 조사를 통해 수입품으로 판단되면 MTCR 적용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북한 로켓 산화제통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북한은 이미 운용 중인 노동ㆍ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인 장거리 미사일을 3단형으로 개발했다"며 "3단형 미사일에 필요한 단분리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로켓이 궤도까지 올라간 성공은 중요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로켓 내부구성, 용접상태 등을 보면 고급기술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장거리 미사일의 핵심기술 중 가운데 하나인 대기권 이탈 후 재진입 기술까지 북한이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 로켓기술 어디까지 왔나
■ 500㎏ 탄두 1만㎞ 비행 가능
군 당국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3호'의 잔해를 조사한 결과 북한은 500㎏의 탄두를 1만㎞ 이상 날릴 수 있는 로켓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방부는 '북한 장거리 미사일(로켓) 잔해 조사결과' 은하-3호의 1단 추진체에 노동-B(무수단) 엔진 4개가 사용됐고 2단 추진체로는 스커드 미사일의 엔진 1개가 활용된 것으로 보아 북한이 노동ㆍ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인 장거리 로켓을 3단형으로 개발했고 이에 필요한 단분리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1단 추진체의 산화제통에 들어간 적연질산의 용량이 48톤이고 1단 로켓의 추력이 118톤인 점을 감안하면 은하-3호가 500~600㎏의 탄두를 싣고 1만㎞ 이상 비행할 수 있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장거리 미사일의 핵심기술 중 가운데 하나인 대기권 이탈 후 재진입 기술까지 북한이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산화제통에 대한 기술조사를 마친 것이고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2~3개월 정도의 추가적인 정밀조사를 더 거쳐야 한다"며 "분석 대상이 엔진 부분이 아닌 연료통 위 산화제통이기 때문에 나머지는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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