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발언의 핵심은 현 정부의 주요 정책 어젠다인 창조경제의 목표가 결국 청년 일자리 확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자리는 박 대통령 취임 이래 최대 규모의 재계인사들과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총수나 책임자 대부분 참석한 만큼 박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재계 전체 차원의 응답이 기대됐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도 이런 기대에 부응해 "우수 벤처기업을 폭넓게 지원해 청년들을 위한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청년실업 문제는 안팎의 거센 도전과 구조적 문제로 활력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의 우울한 오늘과 암담한 내일을 상징한다. 통계청이 5월 진행한 '청년층과 고령층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졸업·중퇴한 전체 464만명의 청년 중 64만명은 아예 취업경험이 한 번도 없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같은 응답자 수 증가가 구조적으로 고착된다는 데 있다. 여기다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3배에 가까울 정도여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도 격차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정부는 공기업 등 공공 부문에서 신규 채용 비율을 유지하도록 하거나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등 청년 일자리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이로서는 한계가 있다. 근본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하며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대기업이 확장적 신규 투자에 나서는 등 민간이 움직여야 한다. 다르게 얘기하면 한국 경제가 다시 일어서야만 고질적인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제 청년 일자리 확대는 청년층만이 아닌 한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박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의 자리를 마련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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