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들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국은 프랑스와 일본 등을 제치고 글로벌 1위 고속철 수출 국가로 뛰어 올랐다. 2012년 국가 부주석으로 미국을 방문해서도 캘리포니아 고속철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던 시 주석은 지난해 해외순방과 방중하는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고속철 세일즈를 단골메뉴로 내놨다.
지난 10월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 총리를 만나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잇는 고속철 사업 참여의사를 밝힌 데 이어 12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영국고속철도(HS2) 프로젝트 투자에 합의했다.
리커창 총리는 아예 고속철 수주를 해외 순방 주요 목표로 정해 놓고 있다. 지난해 10월 태국을 방문한 리 총리는 중국이 태국의 철로건설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농산물을 받는 방식의 양국 간 '철로건설 및 농산물 교환합작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호주 브라이스 총독을 만나 "호주가 첫 고속철을 건설에 기술 수준이 높고 안전하며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의 고속철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며 고속철 세일즈를 펼쳤다. 리 총리는 11월말 유럽 순방에서도 고속철 전시회에 중동·유럽 정상들과 동행해 중국 고속철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한편 헝가리와 세르비아를 잇는 고속철도를 건설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가 고속철 세일즈에 두 팔을 걷어붙이는 것은 중국 산업 개혁의 상징이 고속철 수출이기 때문이다.
값싼 인건비로 노동집약형 상품 수출에 그치던 중국이 이제는 기술집약적인 고속철 수출 국가로 성장하며 굴뚝 공장국가가 아닌 기술국가로 도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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