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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가 5000억 사회재단 만든다
입력2011-08-16 10:00:01
수정
2011.08.16 10:00:01
이재용 기자
MB 사회적책임 강조에 첫 화답<br>재계 전반으로 확산 여부 주목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범현대가 오너와 계열사들이 힘을 모아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다른 그룹으로 확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범현대가의 사회복지재단 설립결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을 제시하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가운데 재계에서 나온 첫 번째 화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너 일가 자발적 출연=현대중공업ㆍKCCㆍ현대해상ㆍ현대백화점ㆍ현대산업개발 등 범현대가가 설립할 '아산나눔재단'의 출연금은 5,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번 범현대가의 사회복지재단 출연은 지금까지 진행됐던 재벌들의 사회공헌 사례와 배경 및 성격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에는 상당수 대기업 오너들이 물의를 빚은 사건 이후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을 누그러뜨리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장학재단이나 복지재단 출연을 단행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증여 문제와 이른바 'X파일' 논란이 불거진 지난 2006년 '삼성이건희장학재단' 기금 등으로 총 8,0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헌납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도 글로비스 재판 이후 주식 51만여주와 현금 등 1,500억원을 출연해 2007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이번 아산나눔재단에 출연한 범현대가 오너나 그룹사들은 최근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물의를 빚은 곳이 한 곳도 없다.
또한 지금까지 사회공헌 주체가 기업이었던 것과 달리 아산나눔재단의 경우 오너들이 출연한 사재가 주된 재원인 점도 돋보인다. 미국의 빌 게이츠나 조지 소로스처럼 기업인 개인 위주의 기부문화가 자리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현대가 그룹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를 맞아 오너 일가들이 자발적인 논의를 통해 사회복지재단 설립을 결정했다"면서 "재원도 오너 개인의 사재가 주가 되는 등 지금까지의 복지재단이나 기업의 기부와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으로 확산 여부 관심=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시점에 범현대가가 이에 화답하듯 초대형 복지재단 설립에 나섰다는 점에서 다른 그룹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날 축사에서 부익부빈익빈에서 상생번영으로 진화하는 시장경제의 모델이 요구된다고 말한 부분에 주목하면서 범현대가의 이번 복지재단 출연이 다른 대기업들에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기여도를 더 높이도록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역설하는 상황에서 범현대가가 5,000억원대의 복지재단 설립의지를 밝힌 만큼 다른 대기업들도 복지재단 신설이나 출연금 확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도 "범현대가의 자발적 사회복지재단 출연은 액수뿐 아니라 대표적인 재벌 오너 일가의 대대적인 참여라는 측면에서 향후 다른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참여를 늘리도록 하는 일대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동반성장 전략과 균형재정 추구' 등에 대해 공감하며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성장 지속과 일자리 창출,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강조한 정책방향은 바람직한 것"이라며 "현재 세계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는데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석 대한상의 전무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가 재정 건전성이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기업인의 의욕이 북돋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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