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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줄더라도 신인도 회복이 우선"

■ 은행들 후순위채 경쟁적 발행<br>BIS비율 회복위해 고금리 부담 감수 '고육지책' <br>'순익감소→재무건전성 다시 악화' 악순환 우려도


국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하이닉스ㆍLG카드 등 출자전환 주식 매각에 따른 이익은 줄어든 반면 충당금 적립은 늘었기 때문이다. 수익은 감소한 반면 비용은 늘어 BIS 자기자본비율을 떨어뜨린 것이다. 감독당국은 대외신인도나 실물경기 침체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BIS 비율이 10%선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도 BIS 비율이 11%대는 유지해야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올해 말까지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감독당국이 자본을 확충하고 부실을 줄이라고 독려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가계 대출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결국 잠재부실을 키우라는 주문이나 마찬가지로 은행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은행들은 일단 수익성보다 재무건전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연말까지 시장상황에 맞춰 후순위채를 최대한 발행해 BIS 비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순익 감소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자산건전성 악화되면서 충당금 2배 증가=지난 9월 말 현재 은행들의 부실채권 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1999년 말 61조원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05년 말에는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7조7,000억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올 6월 말 8조3,000억원에서 9월 말에는 10조3,000억원으로 2조원이나 늘었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부실채권 비율이 1.06%에서 1.33%, 신용카드채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0.99%에서 1.1%로 높아져 추가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라 신규 부실채권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부실여신을 조기에 정리하고 여신사후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BIS 비율, 9개월 만에 1.7%포인트 하락=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BIS 비율(바젤1 기준)은 12.31%였다. 6월 말 11.55%, 9월 말 10.61%로 낮아졌다. 9개월 만에 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부산과 대구은행이 6월 말에 비해 각각 0.24%포인트, 0.10%포인트 올랐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줄줄이 하락했다. 국민은행이 자사주 매입에 따른 영향으로 2.27%포인트 줄었으며 산업은행 1.84%포인트, 한국씨티 1.04%포인트, 수출입은행은 1.04%포인트 낮아졌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의 BIS 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실물경제 침체가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자본 확충으로 충격흡수능력 키워라=국내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커버리지 레이쇼(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은 9월 말 177.3%에 달했다. 숫자상으로는 발생할 수 있는 부실보다 1.5배 많은 충당금을 쌓아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물경제 충격에 대비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행장은 “은행이 이익을 내고 충당금을 쌓아도 BIS 비율이 10%를 밑돌면 고객들이 불안해 한다”며 “후순위채 발행으로 순익이 줄더라도 BIS 비율을 높여 대외적인 신인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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