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ㆍ85ㆍ사진) 전 중국 국가주석이 또 다시 신간 서적에 서문을 싣는 방식으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고 있다. 18일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세계지식출판사가 17일 펴낸 ‘지도자 외교 외국어 총서’에 서문을 실었다. 이 책은 중국 지도자들이 외국인을 만났을 때 자국의 역사, 정치, 경제, 문화, 사회에 대한 내용을 소개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 9가지 언어로 출판됐다. 장 전 주석은 서문에서 “세계에 중화문명과 중화인민의 정신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외국어를 힘써 배워야 한다”며 “특히 지도자, 간부들이 외국어로 직접 교류에 나선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신문사는 장 전 주석이 1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이 책의 출간식에 직접 참석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상하이방(上海幇ㆍ상하이를 기반으로 권력을 다진 정치인을 지칭하는 말)의 거두인 장 전 주석은 잊힐 만하면 직접 책을 발간하거나 다른 이가 쓴 책에 서평을 싣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건강 이상설은 물론 사망설까지 터져 나오는 속에서 장 전 주석은 이런 동정 보도를 통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 이후 장 전 주석이 텔레비전이나 사진을 통해 실제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는 점에서 고령인 장 전 주석의 건강 이상설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베이징=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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