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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있는 소… '氣' 찬 작품들

서양화가 한오 개인전

서양화가 한오의 '투우'.

화가 이중섭(1916~1956)이 뼈와 근육까지 꿈틀대는 소를 그린 뒤로 소 그림을 그리는 것은 화가들에게 높은 도전의 영역이었고 선망의 대상이었다. 서양화가 한오(52)가 '기운생동(氣韻生動)'의 필법으로 소 그림에 도전했다. 작가는 다음달 4일부터 관훈동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흙손-투우(透牛)하다'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소와 닭의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금방이라도 캔버스를 뚫고 나올 것만 같은 그림을 두고 작가는 "소를 그린 것이 아니라 형태만 가져왔을 뿐"이라고 말한다. "문인화의 난초는 사실적인 묘사가 없었음에도 실제보다 더욱 난초 같죠. 선인들은 '난을 그린다'라고 하지 않고 '난을 친다'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는 소의 형상 그대로를 묘사하지 않고 물감을 치는 행위와 붓질의 속도, 에너지로 화면을 채워갑니다." 작가는 서양 주도의 미술 시류에 부합하고 모방하는 것에 반기를 들며 독창성을 강조한다. 그는 "1950~60년대 일본 화가들의 서체미술(calligraphy)을 중심으로 동양적 추상미술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는 순식간에 서양의 '추상표현주의'에 잠식당했다"며 "어려운 해석이 필요한 서양식 개념미술(Conceptual art)만 좇을 게 아니라 문인화 같은 동양의 '관념미술'로 공감할 수 있는 본질에 다가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오라는 그의 이름은 예명이다. 1990년대 초반 미술시장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과거 이력을 버리겠다는 마음에 개명했다. 건축의 마감인 '흙손질'의 마음가짐을 담아 흙손 오(杇)를 이름으로 쓰기 시작했다. 전시는 10일까지. (02)734-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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