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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현장 리포트/ 기고] '땅속 생태계' 보전 위해 힘 합쳐야

김정주 본부장
김정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장

2013년 P사 옥계 마그네슘 제련공장의 페놀 유출, 2015년 N사 광주 형광등 공장의 수은 오염 등 근래 들어 유해 물질에 의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부분 환경 오염물질의 최종 귀착지는 결국 토양이므로 이러한 오염물질은 토양 위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장항제련소 부근 중금속 토양오염 때문에 인근 주민들 중에서 암 환자가 수십 명 발생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례처럼, 토양환경의 질은 우리의 건강과 복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토양환경에서 오염물질은 장기간 축적되는 특성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치유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어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 P사의 마그네슘 제련공장의 경우, 지중환경 정화 및 피해보상 등에 공장 건설비용의 2배인 약 1,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하니 정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셈이다.

또한 토양 오염은 지하수 오염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토양과 지하수를 분리된 개념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토양과 지하수, 여기에 지중생물들까지 합하여 '지중(地中)생태계' '지중(地中)환경'이라는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인식하고 있다. 토양과 지하수와 지중생물이 서로 밀접히 연계되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하에 시설물을 설치하면, 그 시설물에 의해 토양 내 물질 확산 및 이동 경로가 변해 오염물질이 더욱 많이 축적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축적된 오염물질은 다시 지하시설물 내로 확산돼 사람이 거주하는 실내 환경에 영향을 미쳐 환경성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 좁고 인도밀도가 높기 때문에 상수관망, 지하철, 거주공간 등 다양한 시설이 지하에 설치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발행된 국책연구기관의 정책보고서에서도 점차 지중환경 기반시설이 다양해지고, 서울 지하철의 평균 심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지중환경의 이용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슬기롭게 이용하는 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과 같이 오염이 발생된 후 정화하는 방법으로는 환경복지 훼손과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오염관리 대상을 오염유발시설 뿐만 아니라 지중개발 행위까지 확대해 사전예방에 힘써야 한다. 이와 함께 지중환경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한 보전·관리 정책이 마련돼야 하며, 지중환경 오염의 인체 및 생태계 위해성 평가가 체계화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중환경 오염이 치유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러한 실수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고, 미래 생활터전인 지중환경의 보전을 위하여 각계의 노력과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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