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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 "협상, 원점서 다시 시작"

아프간 정부와 긴밀 협의<br>■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특사 파견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가 배형규 목사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귀결됨에 따라 우리 정부는 충격에 빠졌다. 정부는 무엇보다 피랍인 23명 가운데 1명이 살해되고, 8명이 석방 도중 다시 붙잡혀가는 등 최악이 상황으로 빠지자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탈레반 측이 피랍자 1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난 직후인 26일 새벽 긴급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장관급)을 아프간 현지에 특사로 파견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조중표 외교부 제1차관을 현지 대책 본부장으로 보낸 마당에 이를 격상시켜 장관급을 특사로 보낸 것은 사태가 그만큼 엄중해졌고, 새로운 대응의 기조를 마련하게 한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 협상의 핵심인 탈레반 포로 석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의 보다 긴밀한 협의를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심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백 실장이 직접 현장에 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탈레반 측이 배 목사를 피살한 것이 그나마 협상의 압박 수위를 높여 교섭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탈레반 내부의 지휘체계 혼선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더욱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탈레반 내부에서 강ㆍ온 세력이 혼선되면서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하는 것 같다”면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즉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외신을 통해 줄곧 강경 입장을 천명해온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몸담고 있는 측과 아프간 정부를 통해 정부가 접촉해온 측이 일사분란 한 지휘체계 속에 있지 않다면 정부로서는 교섭통로부터 재점검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피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협상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도 문제다. 1명이 이미 피살돼 피랍자 전원 무사석방이라는 1차 목표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에 호응할 경우 우리 정부로선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게 된다. 그렇다고 탈레반이 살해라는 극단적 방법을 실행에 옮긴 상황에서 ‘현금’만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더욱 적어진 것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과거 납치 사건이 평균 36.4일이 걸렸는데 이번에도 그 같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이른바 ‘8(현금)ㆍ6ㆍ9, 돈ㆍ해결ㆍ강경 메모’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장관 개인의 메모로 어떤 배경과 내용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그런 정보들이 근거 없이 확대 해석돼 피랍된 한국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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