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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1월 10일] 독일 통일의 주역들

동ㆍ서독 시민들이 20년 전 오늘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 당시 그 파급효과까지 미리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겠지만 이들은 결국 역사를 창조했다.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독일과 유럽은 콘크리트 벽을 세운 듯 확연히 갈라졌지만 이제 그 벽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분단의 벽이 무너지면서 냉전은 종식됐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동유럽으로 확산됐으며 유럽연합(EU)은 더욱 커졌다. 물론 독일의 경제적 통합은 여전히 달성하기 어려운 문제다. 구 동독 지역의 생활수준이 아직도 구 서독 지역보다 낮은 편인데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이 간격을 좁히려는 노력도 힘을 못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그동안 동유럽 국가들은 새롭게 받아들인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며 주변의 경탄을 자아냈다. 이들 국가는 과거 공산주의 시절의 잔재를 청산하고 공공 부문의 신뢰를 회복하며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반면 과거 구 소련과 서유럽 간 대립은 최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남부 유럽국가들에서 다시 출현하고 있는 양상이다. 서유럽은 당시 소련 붕괴로 탄생한 러시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개혁과 새로운 안보체제 구축에도 실패했다. 러시아의 뿌리깊은 제국주의 열망을 고려한다면 서유럽의 이 같은 노력들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시도를 했어야 하는 사항이었다. 그 결과 현재 유럽은 EUㆍNATO와 러시아 간의 회색지대(grey zone)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런 총체적 문제점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살펴봐야 한다. 소련제국의 붕괴는 핵 문제 때문이 아니다. 붉은군대는 중ㆍ동부유럽에서 큰 마찰 없이 철수했고 소련체제의 붕괴는 유고슬라비아와 그루지야처럼 힘의 공백에 따른 내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같은 평화적인 체제 전환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의 덕이 크다. 또한 폴란드의 연대노조 운동, 헝가리의 개혁성향 공산주의자들, 체코슬로바키아의 반체제 인사들,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당시 독일 젊은이들 등 용감한 동유럽 시민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들 모두가 위대한 역사의 주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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