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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주변 더 챙겨… 백화점 "VVIP 모셔라"

예년보다 고가 추석 선물세트 선호… 30만원 넘는 상품 매출 100% 늘어<br>상위 1% 구매 금액 평균 300만원<br>본사 직원 직접 배송·친필 카드 등 명절 큰손 고객잡기 서비스 총력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마련된 추석선물 특별코너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지난 주말 서울 강북의 한 대형마트. 매장 입구부터 각종 추석 선물세트가 줄줄이 진열돼 있었지만 선물 코너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뜸했다. 그나마 가격대가 낮은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 선물세트 앞에서 사람들이 가격표를 들여다보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좀 더 비싼 과일ㆍ한우 등의 선물세트 앞은 썰렁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에 대해 해당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불황이라 고객들이 찾는 선물세트 가격대가 예년보다 낮아졌다"며 "게다가 인터넷몰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가격 혜택이 더 크다 보니 매장을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사람들이 올 추석에 크게 늘어 매장이 더 한산해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인근 백화점 식품매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선물 상담 및 배송 코너 직원들 앞에선 고객들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찾아와 주문서를 작성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고가 선물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오히려 VVIP 고객들은 어려울수록 주변 지인들을 더 챙기려는 경향 때문인지 지난 명절보다 더 비싼 선물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장기 불황의 시대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일반 서민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인터넷몰의 파격 할인 이벤트와 프로모션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가격 비교에 열심이다. 이에 비해 유통업계의 큰 손인 VVIP 고객들은 오히려 더 과감한 선물 구매에 나서고 있다.

10일 갤러리아백화점이 지난 8월 15일부터 이달 8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6% 매출이 늘었다. 특히 30만원이 넘는 고가 상품은 같은 기간 99%나 급증해 10만원 미만 중저가 상품 신장률인 26%를 크게 앞질렀다.

현대백화점에서도 비슷한 동향이 감지됐다. 현대백화점에서는 같은 기간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 해보다 43.1% 늘어났다. 이 가운데 3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 비중은 27%로, 지난 추석보다 10%포인트나 상승했다. 고가 선물세트 판매량 증가가 전체 선물세트 매출 상승을 이끈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시즌 40만원 이상 5스타 명품 한우 매출이 작년보다 64.2% 늘었다"며 "청과류 중에서도 고가인 그린스타 세트가 42.8% 느는 등 고급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라고 설명했다. 소비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면 알뜰 상품이 대세라지만 VVIP 고객들은 오히려 예년보다 더 비싼 상품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올 추석 정육ㆍ건강ㆍ청과 등 주력 상품군의 객단가가 지난 해 동기보다 15~20% 늘어났는데 큰 손 고객들 덕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선물세트 큰손 고객들의 씀씀이는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새 오히려 15% 가까이 늘어났다"며 "명절 선물 구매금액 상위 1% 고객들은 1인당 평균 300만원어치의 선물을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큰손 고객들의 구매가 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자 각 업체들은 VVIP를 모시기 위해 차별화된 고급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가 선물세트를 본사 직원이 직접 배송하는 건 기본이고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 달초 VVIP 고객들에게 우편으로 선물 카탈로그를 보내면서 점장이 친필로 작성한 명절 인사 카드를 발송했다. 또 VVIP용 라운지와 발레 파킹 서비스 이용권도 동봉했다.

김상수 롯데백화점 마케팅전략팀장은 "불황이 장기화할수록 최상위 고객에 대한 마케팅 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 분석을 통해 큰손 고객에 대한 맞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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