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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시간·역시간순 구성에 대사 없이 90분간 노래도


뮤지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질린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지난 11월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막을 올린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The Last 5 years)’는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의 실험 정신을 다분히 간직한 작품이다. 독특한 구성과 세련된 음악은 상업성 짙은 요즘 뮤지컬에선 찾기 힘든 미덕이다. 작품에선 영화에서나 가능한 실험이 시도된다. 이 때문에 구성을 미리 이해하지 않으면 공연 내내 고개만 갸우뚱거리다 나올 수도 있다. 같은 무대 공간이지만 남녀 주인공의 시간은 다르다. 남자 주인공 제이미는 여자 주인공 캐서린을 만나 사랑하고 결혼한 뒤 이별하는 과정을 독백하듯 시간 순으로 전달한다. 반면 캐서린은 제이미와 헤어진 시점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제이미와 캐서린이 번갈아 나와 각각 시간순, 역시간순으로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늘어놓기에 관객의 머리속엔 과거와 현재, 원인과 결과가 뒤섞인다. 이런 복잡한 구성이지만 공연은 의외로 명쾌하다. 바로 스토리와 음악의 힘이다. 공연에서 대사가 없다. 90분 동안 노래로만 흘러간다. 극적인 반전이 없는 대신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듯한 진솔한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1998년 ‘퍼레이드’로 토니상을 받은 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피아노와 현악기로만 구성한 음악은 달콤하면서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작품을 통해 연출로 데뷔한 음악가 박칼린은 음악만으로 극이 흘러갈 수 있도록 제 역할에 충실 했고 남녀배우 양준모ㆍ김아선은 섬세한 감정선을 잘 살렸다. 2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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