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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K팝을 축으로 한 한류의 바람이 거세다. 처음에는 대중문화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패션ㆍ관광ㆍ한국상품에서부터 산업ㆍ금융 부문으로까지 한류의 영향은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런 와중에 한류 확산에 더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문화 콘텐츠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공한 한국의 경험을 전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안으로는 내공을 더 쌓고 밖으로는 지식공유 사업을 보다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서울포럼 2012' 이틀째 행사에서 조준희(사진) IBK기업은행장은 금융이 문화 콘텐츠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세계 문화 콘텐츠 산업 규모는 현재 1조3,000억달러 수준으로 오는 2015년께 1조6,0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6배, 조선업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조 행장은 "서비스 산업, 특히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금융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은행권 가운데 문화 콘텐츠 산업 지원에 가장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문화콘텐츠사업팀을 출범시켰고 현재 모두 24개의 문화 콘텐츠 전문 지점도 뒀다.
조 행장은 "문화 콘텐츠 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확산되는 지금이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최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지원 창구가 돼야 하는 은행은 여전히 문화 콘텐츠 산업이 안고 있는 높은 리스크로 인해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기업이 정부 지원이나 투자ㆍ협찬에 의존하고 있는데 금융사들은 이제부터라도 금융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매년 1,500억원씩 총 4,500억원의 자금 공급계획을 세웠다.
조 행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따르면 문화 콘텐츠 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로 자금조달"이라며 "금융권은 이에 맞는 '맞춤형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우수기업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그는 "문화 콘텐츠 사업의 활성화는 어느 한 금융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정부ㆍ유관기관ㆍ금융기관ㆍ관련기업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여권(사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는 한국이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지식공유 사업을 더 확대해야 할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이사는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에 대해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에 지식공유 사업이나 기술ㆍ개발 지원을 확대하는 게 한류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한국은 ADB에 82억1,000만달러(지분 5.1%ㆍ8위)를 출자했다. 자금지원 이외 지식공유 사업 등도 활발하다. 윤 이사는 "ADB는 개도국을 위해 지식공유 사업에 많은 역점을 두고 있는데 한국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공유는 한국과 양자 간의 지식공유자문, 한국에서의 성공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문서화시키는 작업, 국제기구와의 공동자문 등 세 가지다.
윤 이사는 "양자 간 정책자문만 하더라도 34개 국가, 300개의 프로젝트에 달하는데 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남미나 아프리카로도 자문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경제ㆍ금융ㆍ인프라ㆍ무역 등 경제와 관련한 거의 모든 부문이 해당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경험을 문서화하는 작업도 100건가량 사례를 축적해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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