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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한류에 빗장 여는 쿠바


쿠바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러브콜이 뜨겁다. 지난 7월 브라질에서 개최된 제6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전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쿠바를 방문했다. 최근 복잡한 국제정세를 반영하듯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을 견제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경협 확대에 나선 것이다.

전통적인 사회주의 우방으로서 쿠바는 이들 국가와 역사적인 유대가 깊다. 냉전 시대 쿠바는 옛 소련의 경제원조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소련 붕괴 이후 미국 주도의 쿠바 제재에 러시아가 동참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중국은 쿠바로선 경제개발의 모델이면서 2위 교역국일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에 비하면 쿠바는 우리에게 아직 낯설고 먼 나라다. 미수교 상태인 우리보다 오히려 북한과 관계가 밀접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에서 찾기 어려운 발전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한국을 연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무역·투자 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지 불과 2~3년 만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쿠바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그만한 신뢰를 얻었기에 가능했다. KOTRA는 민간 유일의 창구로서 2012년 쿠바 국가박람회 재참가를 시작으로 투자조사단 파견, 투자환경설명회 등을 진행하며 지구상의 마지막 미수교국가와 경제적 교류를 넓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경협의 물꼬를 트는 데는 한류가 선봉장 역할을 했다. 예술과 스포츠를 사랑하는 쿠바는 외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다. 지난해 한국 드라마인 '내조의 여왕'이 방영된 후 한류 붐이 거세게 일고 있으며 주인공인 윤상현씨는 한류 스타로 부상했다. 쿠바에서 한류는 전염성이 강해 최고위층들도 한류 드라마에 매료돼 있으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국 제품·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크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도 일고 있다.

이런 한류 붐이 경협을 확대하는 마중물이 되면 좋겠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처럼 경제력을 앞세운 나라들과 경쟁하는 우리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제재에 맞서 독자적인 발전을 추구해왔고 강대국들 사이에서 생존해온 국가답게 자존심이 강하다. 따라서 문화를 앞세운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오히려 쿠바의 마음을 살 수 있다.

쿠바의 빗장이 열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신외국인 투자법이 시행되면서 경제 역동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회기반시설(SOC)·경제특구 개발과 농업 부문의 생산성 향상 분야에서 기회가 많다. 한류 붐에 개발경험 전수까지 더해져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면 정치 외교적인 해빙도 그만큼 가까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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