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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5월 6일] 新성장엔진 '녹색'에 있다

"Green is green."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의 유명한 말이다. 앞의 그린은 녹색환경을, 뒤의 그린은 미국달러화의 색깔, 즉 돈을 뜻한다. 이멜트 회장은 GE의 친환경 경영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기업 선두에 내세웠다. 환경(Ecology)과 GE의 슬로건인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힘(Imagination at work)'을 결합한 용어로 회사의 비전 자체에 녹색성장을 함축했다. 제조업과 금융업 중심의 GE가 그린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것은 기후변화가 물ㆍ식량부족과 환경문제는 물론 영토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글로벌 사회정치적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 인구 13억명 중 해안에 살고 있는 4억3,000만명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방법은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녹색 에너지로 바꾸는 선택이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저탄소전략과 함께 녹색성장에서 미래산업 창출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은 산업ㆍ경제구조의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선진국들은 대변혁의 소용돌이를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그린 투자를 감행하며 총성 없는 '그린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녹색 뉴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당근과 함께 탄소배출 규제라는 채찍을 동시에 쓰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탄소 관련 규제가 없어 기업들이 해외 규제에 선제적 대응을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1만2,000개의 공장이 규제를 받고 있다. 쿼터 이상의 탄소를 배출할 경우 벌금을 내거나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해외에는 정부의 탄소 규제보다 5~10년 앞서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선진 기업들이 무수히 많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1990년대부터 고기능 경량강판을 준비, 에너지를 절감해왔다. 도요타자동차는 가솔린과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를 1997년 출시, 미국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GE는 2002년 인수합병(M&A)을 통해 풍력발전 시스템을 인수, 지난해 65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비해 한국 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렇다면 녹색성장을 위해 한국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고 녹색성장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필립스는 1994년부터 '녹색성장 비전(Ecovision)'을 수립, 회사 역량과 자원을 한곳에 모아 지난해 60억유로의 '녹색상품(Green product)' 매출을 올렸다. 이는 총매출의 23%에 이른다. 둘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ㆍ효율적인 규제 대응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장에서 탄소를 어느 정도 배출하고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진단한 뒤 재무ㆍ사회적 영향 등을 고려해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 셋째, 내부 역량ㆍ비전 등을 고려해 미래성장 엔진 역할을 할 녹색기술을 선정하고 M&A, 기술 인수 등 효율적인 확보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GE가 육상 풍력에 주력한다면 지멘스는 해상 풍력에 집중하기 위해 관련 설비 제조사를 3억유로에 인수, 2007년 1억유로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금은 기술을 살 수 있는 적기다.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 사고 싶어도 못 산다.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기후변화는 글로벌화, 정보기술(IT) 혁명에 버금가는 경영환경 변화 이슈"라고 강조한다. 한국 기업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회적 기조의 대변화를 놓치지 말고 선진국 진입을 위한 제2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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