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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화 콘텐츠에 몸 사리는 금융권

뽀로로

"로보카 폴리가 주목받기 전에는 문화 콘텐츠라는 이유만으로 대출심사에서 숱하게 거절을 당했습니다. 심지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느라 증가한 제작비에도 문제를 제기하는 금융권의 고압적인 자세에 좌절감을 느낄 때도 있었죠." 요즘 '제2의 뽀통령'이라 불리며 인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로 자리잡은 로보카 폴리의 제작사 로이비쥬얼의 이동우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작품 개발 당시의 고충을 이와 같이 털어놨다. 사정은 다른 문화 콘텐츠 제작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정부가 문화 콘텐츠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면서 금융권 역시 이에 부응해 관련 펀드 조성이나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문화 콘텐츠 개발업체에 대한 편견과 까다로운 대출 요건은 여전하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제작에만 총 3년가량이 소요되는 애니메이션이나 문화 콘텐츠 산업의 특수성은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금융권의 소극적인 자세가 원인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콘텐츠 기업 48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자금 조달과 투자 유치를 경영상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은 업체가 47.6%에 달했으며 실제로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답한 기업도 45.8%였다. 하지만 금융권은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 경험이 짧거나 인프라가 열악한 콘텐츠 중소기업에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제작능력을 갖춘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국내에 30개 정도"라며 "이런 상황에서 뽀로로, 로보카 폴리, 유후와 친구들 등 국제적인 작품이 연달아 나왔다면 위험도가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애니메이션ㆍ캐릭터의 긴 제작기간과 불확실한 시장에 대한 우려와 달리 타 업종보다 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 아바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성공은 세계적으로 문화 콘텐츠를 3차원(3D) 위주로 재편했다. 국내 업계도 뽀로로와 로보카 폴리처럼 3D에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작사가 3D 문화 콘텐츠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제작비 상승을 홀로 부담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문화 콘텐츠의 기술력 향상에 부응하는 금융권의 콘텐츠 평가모형 개발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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