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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가 힘이다] 포스코, '혁신 철강 제조 기술'로 세계 경쟁력 7년째 1위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친환경·고효율 파이넥스(FINEX) 제철 공법이 적용된 연산 200만톤 규모 파이넥스 3공장의 전경. 포스코는 지속적 연구개발(R&D)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뿐 아니라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고부가 기술을 축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철강 조직을 검사하고 있다. 포스코는 기술연구원,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산학연 협동연구개발체제를 갖추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철강 분야의 본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왔다. 세계 최고의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만이 경쟁사들을 따돌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가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가 전 세계 36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쟁력 조사에서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7회 연속 1위에 오른 것도 기술경쟁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포스코만의 고유기술은 파이넥스(FINEX) 공법.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의 예비처리 없이 자연 상태의 가루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해 철을 만드는 혁신 기술이다. 수백 년 이상 이어온 용광로를 대체할 포스코 고유의 제철공법으로 손꼽힌다.

이 공법은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또한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각각 40%와 15%에 불과하고 비산먼지도 71% 수준으로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992년부터 3,100억원을 들여 파이넥스 공법을 연구해왔으며 2007년 세계 최초로 연산 150만톤 수준의 상용 파이넥스 2공장을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200만톤에 이르는 파이넥스 3공장을 가동 중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5일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서 "앞으로 포스코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한 고유기술을 파는 새 비즈니스 전략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의 말처럼 해외 각지서 파이넥스 기술 도입에 관심을 보이면서 앞으로 포스코의 '기술 판매'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충칭강철집단과의 합작 파이넥스 공장 건립이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인도의 메스코스틸과도 파이넥스 공장 설비 판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지난해 11월 체결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베트남·중동에서도 파이넥스 공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해외 기술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열린 한·아세안회담 당시 인도·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각국의 정상들이 권 회장을 만나 파이넥스와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CEM) 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포이스트(POIST·POSCO Innovative Steelmaking Technology)' 패키지 도입의사를 앞다퉈 밝혔다고 포스코측은 설명했다. CEM 기술은 기존보다 30~40% 수준의 에너지 사용만으로 얇고 장력이 큰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이와 관련해 인도 최대 국영철강 회사인 '세일'의 찬드라 세카르 베르마 회장이 다음 달 글로벌 포이스트 기술 도입에 앞서 시설을 둘러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 핵심 기술 유출 방지를 전제로 파이넥스 공법을 본격적으로 판매해 R&D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저탄 프로세스 개발 등 파이넥스 기술개발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밖에 원천 소재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고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 회장이 직접 지목한 고기능 신소재는 리튬과 니켈. 특히 리튬의 경우 포스코가 지난 2010년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추출에 평균 12~18개월이 소요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화학반응을 이용해 짧게는 8시간, 길게는 1개월 내 고순도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고 포스코측은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북부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을 적용한 탄산리튬을 연간 200톤가량 생산할 수 있는 대용량 실증 플랜트의 준공식을 열었다.

포스코는 니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R&D를 통해 세계 최초의 습식 니켈제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PosNEP(POSCO New Nickel Extraction Process)'로 명명된 이 기술은 지난해 검증이 완료됐다. 포스코는 올 하반기 전남 광양에 PosNEP 시범 플랜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각종 연구 성과를 낸 포스코의 올해 R&D 투자방향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제고로 요약된다. 우선 철강 분야에선 차량용 고기능성 고강도강처럼 고수익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켜 프리미엄 철강재 시장 점유율을 36%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포스코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파이넥스와 CEM 기술 같은 혁신공정기술의 상업적 기술완성도도 높인다. 기술수출 기반을 강화해 경쟁사와의 기술격차 수준을 더욱 확대해 나갈 전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영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우위 선점 노력을 강화하고,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수익성을 높여 세계 최고 철강사의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산학연 연구개발체제로 미래먹거리 창출

포스코는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유기적인 산학연 협동연구개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의 연구개발(R&D) 거점은 포스코 기술연구원,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3곳이다.

포스코가 R&D 거점을 본격적으로 설립하기 시작한 때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다. 미국과 일본의 선진 철강기업들이 당시 급성장하던 포스코에 대한 기술이전을 회피했고, 여기에 국내 경영환경도 악화하면서 포스코는 독자적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에 포스코는 1977년 1월 포스코는 기술연구원을 설립했고 이어 1986년 12월 포스텍이 개교했다. 1987년 3월에는 RIST 설립으로 포스코는 산학연 협동연구개발체제의 틀을 완성했다.

기술연구원은 포스코의 핵심 철강연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포항·광양·송도연구소로 구성돼 있다. 철강공정과 제품 및 제품이용 기술을 개발한다. RIST는 신소재와 그린에너지 연구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리튬과 연료전지 등 현재 포스코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초연구와 미래 인재 육성은 포스텍이 책임진다. 소수의 영재를 모아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고 소재 및 철강의 미래 첨단연구에 중점을 두고 산학연 협동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산학연 협동 연구개발체제 구축과 함께 R&D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약 950명 수준이던 포스코 철강부문의 R&D 인력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기준 1,150여명에 이른다. 연매출 대비 R&D 지출액 비율도 1.64% 수준으로 세계 철강사 중 최고 수준이라고 포스코측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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