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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플라티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좋아서인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선거의 공정성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정 명예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플라티니 회장을 위해 부정선거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이 최근 회원국에 발송한 서류 사본도 함께 공개했다. 서류는 플라티니 회장을 차기 FIF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추천서 양식으로 AFC 회원국은 플라티니 회장 외에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포함돼 있다. 정 명예회장은 "시장이나 도지사가 시도 의원들에게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추천서를 발송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하며 "FIFA 회장 투표에 대륙연맹이 영향력을 미치려는 행위는 FIFA 법규 제24조1항과 17조1항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FIFA 차기 회장 선거는 내년 2월2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치러지며 정 명예회장은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장직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당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최근 FIFA 윤리위원회가 과거 자신이 낸 기부금의 성격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판세가 불리하게 흐르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달 31일 FIFA 선거관리위원장 등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셰이크 살만 회장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때 플라티니 회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함께 요청한 정 명예회장은 "불법 추천서 강요 행위의 최대 수혜자이자 당사자는 플라티니"라며 "대륙연맹들이 광범위하게 서한을 돌렸는데 과연 플라티니가 몰랐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내가 제일 인기 있는 사람인데' '인기 축구선수 출신인데' 같은 자만심과 오만한 생각 때문"이라며 "FIFA 사무국에서 문제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플라티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그분이 선거를 무시해서인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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