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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가보주'

■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어떤 사람이 술에 취해 잠이 들었는데, 그때 한 친구가 술 취한 친구의 옷 속에 귀한 보물을 넣어두고 간다. 그 사람은 자기 옷 안쪽에 엄청난 가치를 지닌 보석이 들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매우 가난하게 살았다. 불교 법화경(法華經)에 나오는'무가보주(無價寶珠)'(무한한 가치를 지닌 보석)이야기다.

눈을 크게 뜨고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우리 주변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무가보주'들이 널려 있다. 반만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라, 제국주의 정책을 단 한번도 채택한 경험이 없는 나라, 저개발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선진국으로 변화한 특이한 전력이 있는 대한민국의 무가보주를 찾도록 이 책은 돕는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가 책을 썼다. 이만열이라는 한국 이름은 그가 1997년 한국 여성과 결혼할 때 장인이 그의 영어 이름 임마누엘의 소리를 따서 지어준 것이다.

'세계석학들 한국미래를 말하다'등 그간 한국과 관련한 서적을 자주 펴낸 저자는"한국이 당당한 선진국으로 제 역할을 다하려면 정체성을 정립해야 하고, 이러한 정체성은 수천 년 동안 지속한 한국 역사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특히 일본을 나타내는 정체성이 '사무라이'와 같은 것이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정체성으로 '선비정신(Seonbi Spirit)'을 채택하는 게 어떠하냐고 제안한다. 선비정신은 개인적 차원에서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행동으로 나타나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 존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로 나타난다고 덧붙인다.



저자가 관심 있게 들여다 본 것 중 다른 하나는 조선시대'사랑방'문화다. 사랑방은 문학이나 예술 분야의 사람과 행정 관료, 학자들이 함께 모여 교류하는 장이다. 이러한 한국의 전통 공간은 그곳에 모인 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한다. 저자는"때때로 한국 도시의 경관과 건축물을 보면 매우 단조롭다는 느낌이 든다. 저명하거나 촉망 받는 한국인 예술가들이 무척 많은데도 행정과 예술이 소통하는 접점이 없기 때문에 소중한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있다"고 꼬집으며"'사랑방'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자"고 독려한다.

이 밖에도 저자는 풍수지리·친환경 농법 등 한국인들이 모르거나 의식하지 않은 한국의'무가보주'를 소개하고, 한국이 진정한 의미의 소프트 파워를 지닌 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세세한 고언(苦言)을 건넨다. 저자는"거울을 한 장소에 모으면 엄청난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1,000개의 거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빛을 반사한다면 강력한 광선이 발생할 수 없다"며"한국의 문제는 한국이 문화적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다. 각각의 자산을 어떻게 하나로 엮어낼 것인가, 그리고 전체적으로 어떤 형상을 갖게 할 것인가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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