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미국 증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경고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상황이지만 탄탄한 기업 실적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대한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향후 12개월 S&P500 지수가 각각 11%와 6% 상승할 것이라는 게 이들 기관의 전망이다. 앞서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씨티그룹, 바클레이스 등에 이은 조치다. 월가 IB들이 일제히 미 증시 상승에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긍정적인 전망의 주된 배경은 미국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이다. 씨티 전략가들은 올해 2분기 S&P500 편입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 약세 현상도 미국 기업에는 긍정적이다. HSBC의 멀티에셋 전략 수석인 맥스 케트너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매출 중 약 6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며 “약달러가 기업 실적에 중요한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월가 분위기는 올 4월과 사뭇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정책을 전격 발표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주요 투자기관들은 미 증시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시점을 유예하면서 불확실성이 일시 해소됐고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약 6%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 속에 2분기 실적 시즌도 본격화된다. 내주 JP모건, 씨티은행 등 은행주들이 실적 발표에 나서며 이달 말에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 등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공개도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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